서울대 '축하사', 학우 참여 이끌어 내는데 성공

대동제는 말 그대로 ‘크게 하나 되는 축제’다. 우리대학에서 해마다 대동제를 열긴 하지만 과연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대동제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주점만 즐비하게 늘어선 우리대학 대동제에서 특색 있는 행사라고는 ‘일감호에서 배타기’나 ‘우유 마시기 대회’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남들 다 하는 거 말고, 연예인 불러놓고 구경하는 거 말고, 재미있고 특이한 거 없을까?

재미있는 대학축제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고연전/연고전’일 것이다. 어떤 학교 이름을 앞에 부를 것인가를 두고도 말이 많은 이 두 대학의 축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하나다. 대학과 대학의 ‘대항전’이라는 것이다. 그럼 우리학교도 근처에 다른 학교와 연계해서 대항전식의 대동제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항전 형식의 고연전/연고전 © 연세대학교 응원단

최종훈 총학생회장의 말에 따르면 그런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학교 이름에 ‘국’자 들어가는(이름하여 ‘삼국대’) 대학들끼리 대항전을 하자는 제안이었는데 ‘삼국대 이미지’에 부정적인 학우여론이 많아서” 거절했다고 한다. 이유야 어찌됐건 아쉽긴하다.

 

그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학우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서울대에 ‘축하사(축제하는 사람들)’라는 모임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면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대 축제 마스코트 '고릴라리온' © 유뉴스

‘축하사’는 일반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꾸려지는 축제기획단 형식으로 올해 4년째 되는 모임이다. 지난해 ‘축하사’ 팀장을 지냈던 서울대 이광욱(인문대ㆍ국문06졸)군은 “‘축하사’가 적은 돈과 인력으로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는 원동력은 학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라고 강조하며 “축제 때만 ‘뭐할까 뭐할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축제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다양하고 참신한 축제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공식적인 기구로 인준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서울대생 대부분이 축제하면 ‘축하사’를 떠올릴 정도로 자리가 잡혀 있다고 한다.

‘축하사’에서 기획한 축제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호응이 좋았던 것으로는 △호수에서 배타기(일감호보다 큰 호수는 아니지만 서울대에도 자그마한 호수가 있다고 한다) △‘코끼리 열차’ 학내 운행 △20m×20m 대형미로와 미술작품 전시 △학내 밴드나 동아리들의 게릴라 콘서트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대동제는 앞으로 어떻게 꾸려 나가야할까?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대동제 기획단’ 모집이다. 물론 해마다 대동제 기획단을 꾸리기는 했지만 기획단이라고 해봐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집행부들이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 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앞서 말한 ‘축하사’의 경우는 당장 오는 3월 28일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다고 한다. 현재 ‘축하사’ 임시팀장을 맡고 있는 김란우(사과대·사회학4)양의 말에 따르면 단순히 포스터 몇 장 붙이는 식의 홍보가 아닌, 서울대 축제 마스코트 ‘고릴라리온’이벤트, ‘축하사’ 공연팀의 특별 공연 등으로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몄다고 한다.

최종훈 총학생회장은 “우리대학의 경우 아직 기획단이 꾸려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지난해 성공적으로 치러진 ‘건대스리가(KU리그)’를 중간고사 이후부터 대동제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 학과의 수익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점에 대해서도 특색 있는 주점을 선발하여 ‘과방 리모델링’ 쿠폰을 주는 것 등을 구상중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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