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직접 만나기

직업을 가진 여성의 73%가 비정규직, 비정규직의 밀집구역이 바로 대학이다. ‘정의와 자유’의 상징인 대학. 그러나 비정규직자에게 그들의 사연을 토로할 자유는 없다. 익명성과 함께 고용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아낸 후에야 이들은 조심스레 인터뷰를 해주었다. 비정규직의 현실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가명으로 싣는다. 취재에는 우리대학 내의 비정규직자 뿐 아니라 정규직자도 참여했다.

△규정 근무시간 외에 초과근무는 어느정도 하는가?

건씨:보통 이른 7시에 출근해서 늦은 4시 반 정도에 퇴근한다. 그러나 더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한달에 이틀 밖에 안쉰다. 일요일에 근무하는 경우도 많으며, 설과 추석에도 하루 밖에 쉴 수 없다.

△임금은? 초과 근로수당은 있나?

건씨:우리 임금은 월당 50만원이 조금 덜된다. 그러나 나는 집이 멀기 때문에 한달 차비, 8만원 정도를 빼면 남는 돈은 30여만원에 불과하다. 하루 9시간 노동을 하는데, 2만원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1년에 두 번 있는 초과 근로와, 주말근무에 대한 별도수당도 없다. 최근에는 등록금도 올랐고, 물가도 올랐다. 요즘 시장에서 대파 6∼7 뿌리에 2800원 하더라. 그런데 임금은 10년이 넘도록 그대로이니 생계를 꾸리기가 어렵다.

△월별 임금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또, 같은 비정규직이라도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난다. 노동부의 통계조사에 의하면 정규직은 182만원, 비정규직은 96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비정규직 중 남성노동자는 116만원, 여성노동자는 77만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양씨:회사 입장에서 보면 같은 노동력을 얻고 임금을 조금 들여도 되는 비정규직이 더욱 유리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많아지는 것 같다. 같은 비정규직이어도 남성과 여성의 임금 차가 큰 것은 주어진 사회의 여건 때문이라고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아·탁아시설이 사회적으로 확충되어야 하는데, 이와 더불어 여성만이 육아와 탁아를 담당해야 한다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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