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도 수업 개설 계획중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애경험의 유무를 묻는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0~70%가 연애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설문결과가 말해주듯 ‘연애’는 요즘 대학생과 뗄레야 뗄 수 없다. 물론 대학생의 연애는 비단 오늘날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이런 대학생들의 문화가 반영된 것일까? 요즘 대학에는 연애와 관련된 강의가 개설돼 인기를 끌고, 연애 관련 강좌나 상담 서비스가 활발히 진행돼 눈길을 끈다.

성균관대 ‘사랑의 심리’, 아주대 ‘현대인의 성과 사랑’, 중앙대 ‘결혼과 가족’, 한양대 ‘결혼적응교육’ 등이 그 예다. 수업에서는 이론을 바탕에 두고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들을 공부한다.

실례로 수업에서 실제 데이트를 과제로 내기도 한다. 과제로 나온 10,000원의 데이트를 즐긴 학생들은 사랑에 돈이나 겉모습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 보고 밥 먹고 헤어지는 데이트가 아니라, 서로가 끊임없이 대화하고 원활한 관계를 위해 조율해가는 고차원적인 ‘대학생의 연애’가 필요함도 배운다.

수업은 대개 토론식으로 진행된다. 옛날 같으면 부끄럽게 생각했을 연애 실패담을 비롯한 경험담을 공유하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동거나 혼전 순결, 실연 등의 주제로 토론도 한다. 자신과 타인의 성격을 파악하는 성격 유형 검사를 실시하는 수업도 있다. 이는 연인(배우자)을 무턱대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일정 지표를 가지고 고르도록 돕는다.

한양대 ‘결혼적응교육’을 수강하고 있는 이혜승(한양대ㆍ법학4)양은 “연애를 해 본 적이 없는데,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보고자 수강하게 됐다”며 “수업이 재미있고 알차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의 결혼을 위해 수강했다는 커플도 있을 정도.

우리대학에서는 연애를 주제로 개설된 강의가 따로 없다. 대신 종합상담센터에서 연애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 보는 사랑과 성’, ‘이성관계 특강’ 등 매학기 진행되는 강연은 학우들의 호응이 크기로 유명하다. 이성관계에 관한 상담도 하는데, 몇 주 전에도 ‘건국인의 행복 찾기’라는 주제 아래 이성관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8주 과정인 이성관계 프로그램은 10명의 학생들이 모여 연애 경험담을 공유하며 집단 상담을 하는 형태다. 이외에도 상시적으로 연애 관련 개인 상담도 한다. 종합상담센터 서영석 상담교수는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연애고, 실제 연애를 많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연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프로그램과 연애수업이 개설되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혹자는 ‘안주거리’에 불과한 ‘연애’ 이야기를 왜 비싼 등록금을 내가며 대학교 강의실에서 듣는지 의아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연애를 다분히 사적인 일의 일부로 생각한데서 오는 착각이다.

연애 수업이 개설된 이유는 오늘날의 가족 구조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아이도 적게 낳아 부부만 남아 여생을 보내야 하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늘어났다. 그렇다보니 배우자를 잘 선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훈련이 필요해진 것. 연애 관련 수업이 가치가 있는 것은 바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훈련 과정이 연애이기 때문이다. ‘결혼과 가족’을 강의를 하는 중앙대 김예리 교수는 “연애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에게 걸맞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게 되는 것”이라며 “수업에서는 그런 취지에서 자긍심을 기르는 활동도 한다”고 말했다. ‘결혼적응교육’을 강의하는 한양대 모의희 교수 역시 자긍심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연애에 있어 제일 중요한 자기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정신적 행복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대학 내에서도 이성관계 관련 수업 신설이 논의 중이라고 한다. 연애부터 결혼까지의 길에 초석을 깔아주는 일석多조의 연애수업,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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