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영 예문대 조형예술학과 교수 인터뷰

예술이라 하면 보통 회화와 조각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회화와 조각은 예술영역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뼈대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대학에 전통을 넘어서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추구하는 이가 있다. 바로 ‘웹비디오’와 ‘디지털이미지’ 교과를 가르치는 예문대 구자영(조형예술) 교수다. 뉴폼(New Forms)을 전공했다는 구자영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 © 설동명 기자

구자영 교수는 올해 초 임용됐다. 그래서 그런지 구자영 교수의 연구실에는 아직 간단한 사무집기밖에 갖춰져 있지 않았다. 다소 휑한 느낌이 드는 들었는데, 공간의 특수성이 전제돼야하는 구자영 교수의 작업 특성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디오 아트를 하는 구자영 교수는 주로 공간에 비디오를 투사하고 투사된 상에 맞추어 퍼포먼스를 하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구자영 교수에게 가장먼저 뉴폼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뉴폼은 1970년대 말 비전통 예술연구의 일환으로 시작됐는데, 영상, 퍼포먼스, 전자, 비디오 아트 등을 포함하는 예술분야 입니다. 이것은 회화, 조각 등 전통적인 영역과 다른 분야 작품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나는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 미술대학원 파인아트에 속하는 뉴폼과를 전공했지요.
사실 저는 원래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재료로 비디오와 퍼포먼스가 더 적합하다는 것을 깨닫고 뉴폼과로 전과를 하게 된 것이죠”

이어 구자영 교수는 뉴폼이 단순히 새로운 매체라는 점 때문이 아니라, 뉴폼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매체를 통해서 드러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단지 도구로써 소화되는데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뉴폼이라는 도구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자영 교수는 오는 5월 말에 일본 홋카이도에서 그룹 전을 한다고 한다.
“전 주로 실체와 환영, 시지각적인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합니다”
지난 2000년 구자영 교수는 상이 맺히는 벽면에 난 문으로 계속 들락날락거리는 퍼포먼스를 펼친적이 있다. 들락날락거림을 통해 물리적 공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하여 환영에 몰입하다가도 다시 실제 공간을 자각하게 하는 식이다. 구자영 교수는 환영과 실제 퍼포먼스가 교차될 때 관객으로 하여금 ‘본다’는 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고 얘기한다. 환영으로만 빠져서 보지 않고 한 작품에 실재하는 환영과 실체를 끊임없이 오가면서 그 둘을 함께 파악할 수 있는 시지각을 제시하려는 목적이다.

구자영 교수에게 뉴폼을 공부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뉴폼이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뭔가가 있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창작활동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뉴폼은 사고하는 방식에 따라서 작품이 달라져요. 즉 매 순간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따라 선택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점이 작품의 가능성과 선택의 폭을 넓게 해서 오히려 흥미를 유발하곤 합니다”

이어서 구자영 교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죠. 그러나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어요. 열정이 있다는 것은 용기가 있다는 것이고, 용기가 있으면 운도 함께 따를 것입니다. 계속해서 열정을 갖고 공부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해요. 나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도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갖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일단 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계속 할 것입니다. 해야 돼서가 아니라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비디오와 퍼포먼스이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새로운 매체가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적합하다고 느껴지면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작업에 활용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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