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지방선거 시리즈기획 4

알다가도 모를 5ㆍ31 전국동시지방선거(아래 지방선거)! 후보들의 정책 선전이 미진해 학우들이 판단기준을 세우는데 애를 먹고 있다. 서울시 관악구에 산다는 윤치호(예문대ㆍ의상4)군은 “투표는 할 생각이지만 후보들의 공약을 잘 몰라 아직 판단기준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으로 후보들의 공약을 찾아봤다는 학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이처럼 공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학우들을 위해 전국 26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2006 지방선거 시민연대’(아래 시민연대)에서는 각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려 후보들의 공약과 자질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들의 막개발ㆍ헛공약을 발표해 유권자들의 판단기준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531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아래 매니페스토 추진본부), 531좋은정책경기연대 등에서도 후보들의 공약 평가를 제시해 유권자들이 판단기준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 막개발ㆍ헛공약
시민연대에서는 총 44개의 막개발ㆍ헛공약을 제시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열린우리당이 19개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이 15개, 민주당이 6개, 국민중심당이 3개, 무소속이 1개다. 민주노동당도 실현가능성이 부족한 공약이 발견되긴 했으나 막개발에 대한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현하고 있어 선정된 공약이 없었다.

시민연대에서 발표한 10대 막개발ㆍ헛공약 리스트 중 9개는 각 도 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이다. 대구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한 열린우리당 이재용 후보의 신대구 프로젝트:뉴타운 개발 공약은 구체적인 추진 가능성이나 재원조달 계획이 미비하고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에 대한 관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남도지사 후보로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민주당 박준영 후보의 공약은 골프장과 카지노 중심의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사업을 추진함으로서 대규모 환경파괴가 우려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워 상당한 재정적자가 예상된다고 평가됐다.

강원도 백두대간에 3*3테마웨이(Theme-Way)를 구축하겠다는 열린우리당 이창복 강원도지사 후보의 공약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반드시 필요한 공용 및 공공용 시설’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백두대간에 대한 추가적인 관광개발로 심각한 환경훼손이 우려된다는 점이 지적됐다.

전북도지사 후보들이 내세운 새만금 특별법 제정을 통한 새만금 개발 관련 공약도 막개발ㆍ헛공약으로 뽑혔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들이 공통으로 내건 ‘새만금 특별법’은 친환경적 내부개발을 표방하고 있다. 내부개발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특례화 간소화 시키고 관련 부처간 정책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개발을 전제로 한 새만금 특별법 제정은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지조성을 목적으로 갯벌을 매립했던 새만금 사업의 목적에 어긋나는 일이다. 또한 친환경을 내세우고 있으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추가적인 환경 훼손을 할 우려가 크다고 평가됐다.

‘품앗이 뱅크’를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약도 막개발ㆍ헛공약으로 선정됐다. 수도권 집중을 강화할 우려가 크고, 경기도의 경제활동 인구대비 20%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으로 실현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 경기도에서는 수도권에 대한 중앙의 획일적 개발통제체제를 중앙과 지방의 공동관리 체제로 전환한다는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가 공약으로 나왔다. 그런데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가 공통으로 낸 이 공약은 수도권 과밀을 실질적으로 완화시켜왔던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수도권 과밀화ㆍ집중화를 부추기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분석에 따라 막개발ㆍ헛공약으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충남도지사 후보로 나온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의 장항국가공단 조기 착공 및 완공 공약과 경북도지사 후보로 나온 열린우리당 박명재 후보의 ‘산업수도’주송 및 산업수도 지원에 관한 특별회계 설치, 제4의 경제자유구역추진 공약,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온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경남 세계화 ART(공항, 철도, 도로교통) 플랜으로 완벽교통체계 구축 공약이 10대 막개발ㆍ헛공약으로 선정됐다.

■ 우수공약
매니페스토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는 SMART-SELF기준에 따라 지역별로 몇 개의 우수공약을 선정 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한 531좋은정책경기연대에서는 SMART 지표평가와 SEL 지표평가를 통해 민주노동당 김용한 후보의 지역농정을 체계적으로 육성, 지원하는 방안과 도민의 직접참여를 보장해 지방자치역량을 강화하는 방안 등 3가지 공약을 우수 공약으로 꼽았다.

또한 매니페스토 추진본부에서는 각 지역별로 5개씩 우수공약을 선정했다. 인천시장 후보들의 공약에서는 기존도심재개발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의 공약과 동네마다 어린이 도서관을 서립하겠다는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의 공약 등이 우수 공약으로 선정됐다. 두 공약 모두 추진방법과 예산계획 등이 잘 갖춰졌다는 이유다.

또한 전북도지사 후보들의 공약 중 민주노동당 염경석 후보의 친환경 우리농산물을 사용한 무상 급식 실현 공약이 공약추진을 위한 시간계획과 소요예산에 대한 구체적 제시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충남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에서는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의 국제화 교육 강화, Silver-topia 공약 등을 우수공약으로 제시했다. 더 많은 우수공약 사례는 매니페스토 추진본부 홈페이지(http://www.manifesto. 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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