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미혼모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인가? 하지만 관심을 기울이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미혼모 문제를 수년 간 다뤄온 사람들의 말이다. 다 아는 지루한 얘기라고 흘리지 말고,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상기하며 그 방법들을 알아보자.

이성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게 됐다면 책임질 수 없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서로 충분한 상의를 통해 반드시 피임을 할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자친구가 피임하자고 당당하게 말하면 “이 남자 저 남자랑 자봐서 경험이 많은 헤픈 여자 아냐?”라고 오해하기 쉽다. 따라서 피임이 함께 준비하는 서로를 위한 것임을 대화를 통해 서로 확인해야 한다.

피임을 하기로 함께 결정했다면 간단한 방법 중에 하나가 콘돔이다. 비교적 사용이 쉽고 자판기에서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기 때문에 거부감도 적은 방법이다. 문제가 있다면 콘돔을 기피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

▲막대사탕이 아니다. 사탕처럼 예쁘게 포장돼 있는 콘돔 ©

인터넷 모 사이트에 남자 친구와 관계를 갖은 뒤 임신 여부를 물으며 불안해하는 20세 여성의 얘기를 들어보자. “…자꾸 콘돔도 안착용하고 관계 갖자고 하고 안하면 화내고 힘들어 죽겠습니다.....어떻게 달래야 하나...” 콘돔을 거부하는 이유는 대개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한다면, 여자친구의 몸을 배려해 피임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콘돔은 남자의 매너라고 하지 않는가. 더군다나 콘돔은 예측 못했던 임신을 막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남자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한순간 쾌락만 생각하고 훗일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뿐이다. 물론 여자는 사려 깊은 남자친구가 콘돔을 미리 준비해 왔을 때, ‘선수’로 오해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함께 하는 피임법은 또 있다. 여자의 몸에서 분비되는 경관점액을 관찰하는 점액관찰법, 생리주기를 통한 날짜계산법 등 간편하게 할 수 있는 피임법도 알아두면 좋다. 100% 임신을 막을 수는 없지만 가임기를 알아내어 남자친구와 공유해 일단 그 기간은 함께 조심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피임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책임질 수 없는 임신이 됐다면? 30만원 내외의 임신 중절 수술을 할 것인가? 마치 혹을 떼듯 아기를 떼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출산만큼의 신체적 후유증 그리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 있고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있지만 힘든 결정 끝에 출산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주변의 시선이 버겁고 금전적으로 기댈 곳이 없다면 전문 미혼모 시설에 입소하는 방법이 좋다. 남자와 연락이 끊어져 정신적 충격도 큰 상태라면 심리 치료와 상담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혼모 시설에 입소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개 주민등록등본 1통과 호적등본 1통을 준비하면 된다. 부모 동의는 없어도 된다. 입소 이후 숙식, 분만, 산후조리 등 모든 비용은 무료. 여기에 미혼모들이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컴퓨터, 미술 교육 및 검정고시 등 다양한 재활 교육과 사회 적응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인천자모원의 이 안젤라 생활복지사는 “재활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해 미혼모들은 새로운 삶의 가치를 발견한다”며 “출산을 선택한 것이 헛된 일은 아니며 새 생명을 탄생시킴으로써 그간 미혼모로서의 고통이 치유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미혼모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서로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사랑만큼의 책임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 사실만 기억한다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서로가 고통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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