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 지난 5월 31일 열린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아래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이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기록될 것을 염려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적인 홍보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등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만 19세 유권자 62만 명이 새롭게 투표권을 가지게 되면서 젊은이들의 정치참여  통로가 더욱 확대되었다. 하지만 기성 정치판에서 소외돼있던 20대들의 목소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정치인들의 관심 밖 대상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실망을 가득 안은 젊은이들에게도 지방선거는 달콤한 공휴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 건대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 모습 © 김봉현 기자

<건대신문>에서는 531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20대의 정치참여 현황과 대안은 무엇인지, 서울특별시장 강금실 선거운동본부에서 활동한 김우연(정치대ㆍ정외3)군과 '파워 19세 실천단'에서 만 19세 유권자들의 투표독려 운동을 벌인 김재근(문과대ㆍ인문학부1)군, 그리고 반전반자본주의 노동자 단체 '다함께' 회원으로 학내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를 호소한 박건희(수의대ㆍ수의학4)군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오늘날 20대 정치참여형태의 실태

▲"제도권교육을 받으며 정치에 대한 관점을 세우지 못했다"는 김재근 군 © 김봉현 기자

김재근 나는 지방선거 운동기간 내내 '파워19세 실천단'에서 활동했다. 파워 19세 실천단이란 주로 대학을 돌아다니며 투표참가 약속을 받는 서명운동을 펼치는 단체인데, 많은 대학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특히 만 19세 유권자가 왜 투표해야 하는지 설명하며 노래와 율동을 선보였더니 약 만 명 정도의 서명을 받아낼 수 있었다. 선거연령이 만 19세로 낮아진 것도 처음이고 홍보도 충분히 되지 않았을텐데 의외의 성과였다. 하지만 직접 대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직까지는 대학생들의 정치의식이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막상 투표를 하러가겠다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어떤 기준으로 투표할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까지 제도권교육을 받으며 정치가 무엇인지 정치에 왜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뚜렷한 관점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

김우연 현재 대학생들은 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아 자연스레 정치에 관한 관심도 떨어지는 것 같다. 이는 투표참가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국민에게 정치에 참여하면 어떤 것들이 변화하며 실질적으로 나에게 어떤 것들이 돌아오는지 제시하지 못하니, 국민이 정치를 멀리하는 것이다.

박건희 먼저 대학생들은 투표를 통해서 정치참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일상적으로도 정치참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대학의 등록금투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당한 등록금 인상에 맞서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 등을 비판하는 것 또한 정치참여의 한 형태이다. 2002년 효순미선이 사건이 터졌을 때 많은 젊은이가 거리로 나와 주한미군철수라는 분명한 정치적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나. 정치참여를 투표라는 협소한 범주로 묶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리고 최근 대학생 여론조사 결과 45%의 응답자가 ꡐ현실정치에 염증을 느낀다ꡑ고 답했는데, 이것은 대학생들의 정치참여가 저조한 이유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20대의 정치참여가 저조한 이유

김재근 우리나라의 제도권 교육과 정당정치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초ㆍ중ㆍ고 교과과정에서 정치에 관한 내용을 토론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각 정당 역시 정책과 강령으로 경쟁하기보다 지역감정이나 이미지를 이용하다 보니, 정치현실의 개선 가능성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투표뿐만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들을 비판하는 것 또한 정치참여의 한 형태"라는 박건희 군 © 김봉현 기자

박건희 제도권 교육과 정당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이것만으로는 20대의 정치 참여가 저조한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요즘 대학생들은 토익이다 토플이다 해서 일상적인 취업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이 뚜렷한 미래를 제시해주지 못해 참여할 의지를 가질 수 없는 것이다.

■20대가 투표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

김우연 20대는 한 사회를 주름잡는 주역이 될 순 없지만, 사회를 움직이고 바꾸는데 큰 동력이 된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주관이 뚜렷하여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지만, 20대들은 다양한 패러다임을 수용해서 또 다른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20대들이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김재근 20대가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현재 20대의 권익을 대변하고 20대의 권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목소리를 내어 우리의 권익을 보장해주는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20대 정치참여를 위한 구체적 방안

▲"20대는 사회를 움직이고 바꾸는 큰 동력"이라는 김우연 군 © 김봉현 기자

김우연 현재 20대의 정치참여형태는 조직적이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각 대학에 학생위원회를 조직해 대학생들의 정치적 의견을 취합해나가고 있지만, 다른 당의 경우에는 대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가 없다. 각 정당에서는 20대 대학생들이 정치적 쟁점에 대해 토론하거나 의견을 모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건희 80년대 민주화운동은 투표와는 다른 형태의 정치참여 행위였으며 결국 한국사회를 크게 뒤바꿔 놓았다. 이와 같이 광범위한 대중투쟁과 다양한 정치적 의사표현이 오가는 여건이 조성되면 젊은이들의 의식은 급진화되며 정치참여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김재근 4ㆍ19혁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20대 청년학생들이 사회적 건강함을 계속 재생산해내야 할 것이다. 20대를 압박하고 있는 청년실업이나 등록금 문제를 의식 있고 실천적인 젊은이들이 먼저 거리에 나와 한 목소리로 외친다면, 소극적인 다른 이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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