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객관적 자료제공 해야 … 네티즌, 무조건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는 감정적 반응 문제

인터넷종량제는 그 특성상 인터넷 공간을 통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인터넷종량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이들은 관련 사이트나 토론게시판에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많은 의견들 중 대다수는 인터넷종량제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들이다. 해당 기업에 대한 비방이나 욕설 등은 물론이고 아무런 논리적 근거 없이 ‘돈 많이 내는 것은 무조건 반대’식의 글들도 넘쳐난다.

네티즌들의 이러한 대응은 비단 인터넷종량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시교통체계개편정책’에 관해서도 네티즌들은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정작 얘기가 되어야할 교통체계개편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오히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면서 ‘명바기’라는 별명으로 여기저기서 패러디 됐다.

인터넷종량제 역시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인터넷종량제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2007년부터 인터넷종량제를 시행하겠다’고 발언한 이용경 전 KT사장의 블로그를 습격해 심한 욕설 등으로 도배하고 KT 불매운동 등의 행동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지금보다 많은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는데 발끈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만은, 정책이나 제도 자체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살펴보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는 감정적인 반응은 심각한 문제다.

이에 대해 비씨파크 박병철 대표는 “논리적인 글은 주장에 설득력을 높여주지만, 논리적이지 못한 글이나 의견들은 모여 봤자 힘이 없다”며 네티즌들의 비논리, 감정적인 반응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네티즌을 비롯한 일반 국민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KT 측에서 인터넷종량제를 시행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감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김영홍 정보인권 국장은 “네티즌들이나 국민을 납득시키고 반발을 수그러들게 하려면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하고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앞에 말한 것들이 수반되지 않는 기업운영이나 정책강행은 소비자로 하여금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이나 제도를 시행하려는 정부와 기업들은 시행에 앞서 이에 대해 논리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고, 대중들은 그들이 제시한 근거나 논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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