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용마산폭포’

“…은 같은 무지개, 옥 같은 용의 꼬리, 섞어 돌며 뿜는 소리가 십리 밖에 퍼졌으니 들을 때는 우레더니 보니 눈이로다... 은하수 큰 굽이 마디마디 베어 내어 실처럼 풀어 베처럼 걸어 놓으니 산수도경에는 열두 굽이지만 내 보기에는 더 되는 구나…” 이 구절은 관동별곡 중 송강 정철이 만폭동폭포와 십이폭포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것이다. 장마 후에 우리를 찾아올 무더운 여름, 에어컨을 찾아 헤매기보다 송강이 묘사한 폭포의 장관을 찾아 떠나는 것은 어떨까?

용마폭포공원은 7호선 건대입구에서 장암 방면으로 다섯 정거장을 가면 나오는 용마산역에 위치해 있다. 2번 출구로 나가 가파른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용마폭포공원의 모습이 보인다. 용마폭포공원에 들어서면 아늑한 공원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곳곳에 설치된 벤치와 팔각정에는 나들이 온 가족이 도시락을 먹으며 밝은 웃음을 짓고 있고, 산책 나온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나무 아래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용마폭포공원은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시민휴식공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매일 운동을 하러 이 곳을 찾는다는 전숙녀(59)씨는 “공원조성도 잘 돼 있고 운동시설도 잘 갖춰져 폭포소리를 들으며 운동하기 좋다”며 다른 지역 주민들도 찾아 올 것을 권했다.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더 들어가면 드디어 폭포의 장관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한 쪽 벽을 가득채운 폭포는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3개의 물줄기가 우리를 기다리는데 중앙에는 높이 51m로 동양최대의 인공폭포인 용마폭포가 있고 그 좌측에는 높이 20m의 청룡폭포, 우측에는 백마폭포가 자리한다. 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시원하게 내려오는 물줄기 때문에 자연폭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3개의 폭포는 암반채석으로 생긴 높은 바위절벽을 이용하여 만든 인공폭포다.

중앙에 위치한 용마폭포는 비단결처럼 부드러워 보이지만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좌우의 청룡폭포와 백마폭포는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용마폭포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폭포를 구경하던 한 가족은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용마폭포공원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자양동에서 찾아왔다”며 “경치가 좋고 공기도 맑아 다음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제한이 없고 관람료도 무료다. 하지만 폭포수는 비가 올 때는 가동하지 않고 이른 11시부터 늦은 1시, 늦은 3시부터 늦은 5시까지만 가동되기 때문에 폭포를 감상하려면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 좋다.

길고도 짧은 여름방학! 나름의 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학우들이 많다. 하지만 용마폭포를 보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정신없이 달려온 일상을 돌이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덧붙여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느림’ 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폭포 아래서 읽어 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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