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명 중 세명 꼴로 부당대우 경험

방학이 되면서 많은 학우들이 비정규직 근로, 즉 ‘아르바이트’에 뛰어들고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 취업포털 사이트인 ‘알바몬’에는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구직자들의 공개이력서가 평소보다 약 50.7%나 더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우리대학 주변 상가뿐만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공고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된 이유는 용돈이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아르바이트 전문 취업사이트인 ‘아르바이트 천국’이 구직자 149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용돈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36%로 가장 많았고 학비마련이 23%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사회경험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은 20%로 나타났다. 이렇게 방학만 되면 아르바이트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높아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도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여름과 겨울 방학철만 되면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다 © 김봉현 기자
2년 전 군대를 마치고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일을 했다는 김용주(공과대ㆍ토목4)군. 약 한 달간 열심히 일한 김 군은 업체로부터 반갑지 않은 통보를 받았다. 업체 사정상 임금의 일부를 ‘나중에’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주겠다던 업체는 한 달이 넘도록 임금을 주지 않았고, 김 군은 업체에 “노동부에 신고하겠다”며 임금 지급을 독촉해 가까스로 체불된 임금 5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는 김 군뿐만이 아니다. 3년 전에 호프집에서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우리대학 김태현 양은 당시 최저임금 보다 적은 돈을 받으며 일했다고 토로했다. 동생이 우리대학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는 이한수(이과대ㆍ지리3) 군은 “동생이 업주로부터 욕설을 듣는 등 인격적인 모독을 당하며 일했다”며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아르바이트 채용 알선업체 ‘알바누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업주로부터 임금체불, 일방적인 연장 근무 요구, 인격 무시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은 37.6%라고 한다. 아르바이트생 3명중 1명꼴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노동부는 방학기간 중에 아르바이트생을 다수 고용하는 사업장 (PC방, 주유소, 편의점, 패스트 푸드점 등) 520여개소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바몬’ 홍보팀 안수정 주임은 “많은 학생들이 최저임금 등 근로기준법에 대해서 들어는 봤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 어떤 부분이 부당한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며 “부당한 대우에 대해 항의하려다가도 일자리를 잃게 될까봐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아르바이트생이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실태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안수정 주임은 “업주들이 일주일 이상 일하지 않고 그만두면 돈을 주지 않겠다며 ‘이상한 계약’을 한다거나 3100원을 주기로 해놓고 나중에 2500원만 주며 ‘일을 잘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안수정 주임은 “노동부나 알바몬, 알바누리 등의 웹사이트에서 근로기준법에 대한 지도를 하고 있다”며 “‘몰이해’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근로기준법 등을 분명히 인지한 상태에서 근로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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