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성들이 ‘된장녀’ 때문에 욕을 먹고 있다. ‘된장녀’란 무엇일까? 네티즌들은 된장녀를 머리에 똥(된장)이 가득한 젊은 여성, 극단적 페미니즘을 신봉해 남성을 혐오하면서도 남성에게 붙어 이득을 챙기려는 이중적인 여자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런 정의를 가지고 된장녀가 맞다, 아니다를 단정할 수는 없다.

우리대학 학우들은 된장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 대학 학우 200명을 상대로 이색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봤다.

참 다양하고 특이한 답변이 넘쳐났다. 인터뷰를 했을 때 입으로는 쉽게 자신에게도 된장녀(또는 된장남)의 기질이 있다고 대답한 학우들이 많았지만, 막상 ‘당신은 된장녀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자신은 된장녀가 아니라는 반응이 나왔다. 또한 한 끼 식사 값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비싼 값의 커피를 마시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67명,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마실 수 있다’에 94명, ‘사치일뿐이다’ 26명으로 결과가 나왔다. 많은 학우들이 비싼 커피를 마시는 된장녀를 비판하면서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외모에 대한 남녀학우들의 답변도 다양했다. ‘함께 식사를 하는 이성의 외모가 좀 더 예뻤으면 좋았을걸 하고 아쉬워한 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남학우는 5대 5의 비율로 예뻤으면 좋겠다고 답한 반면, 여학우는 4대 6의 비율을 나타냈다. 여성보다 남성이 이성의 외모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가 된장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주관식 답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학우들이 자신에게는 그런 허영스런 면이 없기 때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반면에 자신이 된장녀가 맞다고 생각하는 학우는 “당연히 명품과 고급스러운 음식, 화려한 악세사리를 좋아하는데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걸 전부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한 나를 위해 돈을 투자하는 것이지 남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주관식 답변을 분석해 보면, 우리 학우들은 사회의 분위기가 된장녀를 나쁜 쪽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된장녀를 욕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된장녀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풍토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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