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 우리대학 금강산 통일기행 동행취재

▲목란다리를 지나면 구룡연 등산로의 시작이다. 멀리 보이는 건물이 목란관이다 © 설동명 기자

▲입구에 세워진 자동차 옆에서 한 장 찰칵! 평양 번호판이 이색적이다 © 설동명 기자

8월 24일 셋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모두들 고대하던 금강산을 올랐다. 목표점은 구룡연 폭포와 상팔담. 금강산에 오르자마자 학우들은 탄성을 질렀다. 탄성을 지르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바닥의 돌까지 훤히 보여주며 시원하게 흐르고 있는 맑은 물이었다.

▲크고 작은 폭포들이 곳곳에서 시선을 붙든다 © 설동명 기자

북측에 온 느낌을 묻자 김형건(문과대ㆍ영문3)군은 “같은 나라임에도 남북이 어색하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기 때문일 뿐”이라며 “직접 와보니까 더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암벽에 새겨진 김일성 찬양 글귀를 가리키며 이색적이라고 말했다.

산을 올라가는 중간 중간에 북측 환경순찰원들이 바위에 얽힌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장소가 있다. 금강산 자랑을 해달라는 질문에 엄영실(31) 환경순찰원은 “금강산은 예로부터 산악미, 계곡미, 호수미, 해양미, 전망미, 감탄미, 수림미, 건축조각미, 색채미, 풍운조화미의 10대 미가 뛰어나다 해서 찾아봅니다. 조선 속담에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는데 10대 미 중 계곡미를 대표하는 구룡연을 보면 금강산을 어느 정도는 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등산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북측 기념품. 북측 주민들이 판매한다 © 설동명 기자

엄영실 환경순찰원은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북측을 찾는 것 자체가 자기 나라와 민족을 알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국이다”라며 “많이 보고 배워서 빨리 통일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돌아가 대학생들이 통일을 위한 선봉적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금강산에 있는 바위나 폭포의 명칭들은 하나같이 모습을 빗대 지은 이름이 많다. 옥류동은 수정같이 맑은 물이 누운 폭포를 이루며 구슬처럼 흘러내린다고, 무봉폭포는 봉황새가 춤추는 것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물에 손을 살짝 넣어보던 전지혜(정치대ㆍ정치학부1)양은 “너무 맑아서 얼굴이 비칠 것 같다”며 “마음까지 시원해진다”고 좋아했다.

▲ © 설동명 기자

▲ © 설동명 기자

통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장재원(문과대ㆍ영문2)군은 “통일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왜 하나의 민족이고 통일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직접 와서 북측 사람들을 보고 얘기도 해보니까 민족애가 느껴진다”고 답했다. 덧붙여 “통일이 되면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하지만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바위에 새겨진 글귀에 손을 대보면 어떤 느낌일까? © 설동명 기자

엄혜림(이과대ㆍ화학2)양도 “막연하게 통일을 해야겠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직접 오니까 여기 체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입장만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룡연에서 상팔담으로 가는 길은 험해서 다소 힘들다. 하지만 상팔담에 올라 산꼭대기에서 유유히 흐르는 구름, 한 줄기 폭포가 구룡연 폭포로 이어지는 절경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금강산을 내려오는 길에 목란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냉면과 비빔밥 중 택1. 북측 냉면을 기대하고 먹었지만 다소 입맛보다 싱거웠다.

▲ © 설동명 기자

저녁에는 평양모란봉교예단의 교예공연을 관람했다. 평양모란봉교예단은 수많은 국제 공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일류급 교예단으로 관록 있는 명배우들이 공연을 펼쳤다. 색색의 옷을 입은 배우들이 ‘눈꽃조형’, ‘자전거 묘기’, ‘널뛰기’, ‘공중그네’ 등 놀라운 묘기들을 선보였다. 조용인(상경대ㆍ국제무역4)군은 “교예 공연에서 교예단이 ‘하나’라고 써진 깃발을 펼치는 것을 보고 우리와 생각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며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분란 55년만에 개최된 정산급회담에서 합의된 선언은 무엇일까? © 설동명 기자

늦은 9시에는 북한에 관련된 퀴즈로 조별 골든벨을 진행했다. 22개조가 접전을 벌인 끝에 개골22조가 단독으로 골든벨을 울려 영예를 안았다.

▲삼일포 한 쪽에 단풍관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 설동명 기자

8월 25일 넷째 날.
마지막으로 삼일포를 들렀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날이다. 삼일포는 옛날에 어떤 왕이 경치가 너무 좋아서 3일 동안 머물렀다는데서 이름이 비롯됐다고 한다. 삼일포에는 높은 섬바위가 하나 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태산이 높다 하되 하날 아래 뫼히로다…(중략)’는 시조를 지은 양사언 선생이 수행을 했다하여 선생의 호를 붙여 봉래대라고 한다.

봉래대에서 삼일포를 쳐다보는 것 또한 운치가 있다. 삼일포에도 우리대학 일감호에 있는 와우도와 동일한 이름의 섬이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소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와우도다.

▲봉래대에서 바라본 삼일포와 와우도 © 설동명 기자

삼일포를 뒤로 통일기행단은 북측을 떠나 서울로 출발했다. 김용환(상경대ㆍ경제2)군은 “북에 가서 평소에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됐고 북측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아영(경영대ㆍ경영2)양은 “아직 통일이 멀어 보이지만 동포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많이 해서 통일에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통일기행에서 학우들은 북측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 또한 통일기행이라는 이름으로 갔지만 관광 성격으로 진행돼 통일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는 면이 지적됐다. 이승용(정치대ㆍ부동산3)군은 “이번 기행도 좋았지만 앞으로 도 통일에 대한 프로그램을 더 개발해서 통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자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금강산 구룡연 코스의 백미, 상팔담에서 내려다본 폭포. 이 물이 구룡연 폭포로 흘러 들어간다 © 설동명 기자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