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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공화국의 새벽
박정훈 (동생대ㆍ동생부1) | 승인 2006.09.04 00:00

새벽 2시 35분경, 담배연기로 뿌옇게 보이는 45평 남짓한 공간에서 잔뜩 상기된 얼굴로 돌아가는 게임기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게임장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컵라면, 계란, 음료수 등으로 허기와 갈증을 채우고 또 다시 자리에 앉는 사람들…

마카오의 슬롯머신 게임장, 일본의 빠징코 게임장의 풍경이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에서 우후죽순 불어나 그 숫자만 해도 만여 곳이 넘는 걸로 추산되는 ‘바다이야기’ 간판을 건 서울의 한 게임장의 모습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바다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은 횟집을 떠올리기 쉽지만 일종의 사행성 게임장이다.

일정한 금액을 배팅하면 게임이 시작되고 ‘바다이야기‘라는 게임 명칭에 걸맞게 상어가 등장하면 10~40배, 그리고 고래 등장하면 배팅금액의 100~250배 까지 벌수 있는 일종의 신종 도박이다. 바다이야기가 처음 문화관광부 심의를 통과 했을 때는 배팅금액 100원에 최고당첨금액도 그나마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2만원 이었다.

 그러나 게임기를 조작하여 배팅금액은 10000원, 최고 당첨금액은 250만원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단속도 법적 제제도 이루어지지 않는 반합법적인 이 게임장은 결국 자살, 가정경제 파탄 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까지 가서야 끝을 보는 중독자까지 낳고 말았다.

서울 오류동에 자리를 잡고 성행중인 이 게임장은 모두 잠든 새벽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잠자는 것도 잊은 채 게임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줄에 10~12대 정도의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자리에 앉은 사람은 3~4명. 그러나 쉬고 있는 게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명이 기본적으로 3대의 게임기를 돌리고 있다는 뜻이다.

돈을 딸 확률은 극히 적다. 돈을 따려고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본전을 찾기 위해 게임기를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주 극히 가끔 들려오는 아르바이트생, 속칭 게임장 MC의 “네~ 00번 사장님 고래 나오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라는 멘트에 자신도 혹시 걸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버릴 수 없다. 또한 게임기의 모니터 속 현란한 화면과 곧 대박이 터진다는 특정한 신호가 그 중독성을 더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돈을 배팅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사람의 뇌는 돈을 잃는 다는 위험인식 보다 딸지도 모른다는 기대심리가 더 활성화 된다. 그리고 글 보다 화면 같은 시각적 자극에 더 큰 기대심리가 작용한다고 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잃었을 경우 잃은 돈에 대한 아쉬움에 계속해서 도박을 하기 때문에 쉽게 중독에 빠질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나쁘다는걸 알면서도 손을 댄 사람이 잘 못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위와 같은 사람의 심리로 볼 땐 우연히 한번 해보았다가 중독이 돼 버린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라 생각한다. ‘바다이야기’라는 도박에 빠진 사람들 보다는 도박의 위험성을 알고도 무분별한 허가를 내준 정부가 속칭 대한민국을‘도박공화국’으로 만든 진정한 원흉이라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박정훈 (동생대ㆍ동생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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