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휴게실, 생리공결, Falling in 여우(女友), 여성주의… 어느 것 하나 세상의 반이라는 남학우들의 고충과 권익을 대변해주는 것은 없는 듯하다. 총여학생회(아래 총여)는 남학우들에게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장안벌에서 만난 한 남학우가 “우리도 쉴 줄 안다. 남휴를 만들어줄 총남학생회가 없는 것이 천추의 한이다!”라고 외쳤던가.

총여 평가를 부탁하는 기자에게 “투표권도 없는데 제 평가가 의미 있나요?”라며 지나가는 남학우. “여자에게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남학우를 보면 마음이 쓰리다.

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 조이하나 의장 역시 안타까워하며 “총여가 말하는 성 평등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며 “모두가 행복한 평등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남학우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여성 자치기구라는 점에서 아직 투표권에 제한을 두지만 분명 총여는 남학우와 함께 해야 하는 기구이며, 남학우를 위한 곳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소비자정보학과 김시월 교수는 “가부장제 사회가 남성에게 부과한 역할은 그들에게 강박관념이 된다”며 “가장이라는 책임으로 시작되는 부담감에서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성 평등이 절실하다”고 남성의 입장에서 성 평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제 남학우들이 총여 활동에 적극적으로 ‘간섭’할 때다. 함께할 수 있는 행사에 참가하고 의견도 내는 것이다. 남성이 생각해온 성 평등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고, 서로의 오해를 풀고 남녀가 합의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우월주의 없는 성 평등을 꾀하는 이상적인 총여가 되도록 장려하는 남학우의 역할도 필요하다. 총여는 금남이 아닌 ‘침(侵)남’의 구역이다.

물론, 남학우와 함께 하려는 총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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