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에 <반짝반짝 빛나는> 학생(아래 반빛 학생)이 약속했던 공약레포트가 무려 13개였는데 겨우 2개를 제출했군요. 중간고사인 만큼 적어도 6개나 7개는 제출할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실망스럽지만 어쨌든 제출한 두 레포트라도 평가해 보죠.

▲ © 설동명 기자

나비카페는 48점
우선 나비카페 레포트 점수는 100점 만점에 48점(설문조사 응답자 평균 점수)이에요. ‘나비카페’는 사회과학관, 법과대, 공과대, 생환대, 수의과대, 도서관까지 총 6곳의 여학생 휴게실(아래 여휴)을 순회하는 카페지요. 지난 3월 말 생환대 여휴에서 열린 나비카페는 생리주기팔찌와 다과 제공, 성폭력 대처법을 알리는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죠. 나비카페를 이용한 학우들은 대체로 흥미로웠다는 반응이었어요. 하지만 이후 1학기 내내 나비카페가 열리지 않은 것은 어떻게 된 일이죠?

2학기 개강 후 ‘Falling in 여우’ 행사를 위한 홍보가 시작되면서부터야 나비카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하지만 이것조차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어요.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400명의 학우가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00명 중 겨우 7명의 학우가 나비카페에 참가했다고 답했어요. 게다가 13명의 학우는 나비카페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답니다. 그런 학우들에게 단순히 행사 내용만을 담은 대자보와 화살표는 불친절하기 그지없었어요.

점수를 이해하기 힘들다면 100점 만점을 받은 회기동 경희 학생의 ‘수요퍼즐카페’ 레포트를 예로 설명할테니 잘 들어봐요. 최고점수를 받은 이유는 카페를 지속적이고 시사성 있는 내용으로 운영했기 때문이에요. 경희 학생은 꾸준히 격주로 카페를 열었더라구요. 각 시기에 맞는 주제를 정해 관련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학우들의 의견을 듣기도 했어요.

예를 들면 주한미군에게 살해된 윤금이씨의 기일에는 주한미군과 기지촌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식이죠. 또한 복지와 여성주의 같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사안을 퍼즐이라는 방식으로 흥미롭게 다루다니 훌륭하지 않습니까? 수요퍼즐카페는 이미 여학우들의 담론과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았어요.

▲ © 설동명 기자

무료요가는 43점
무료요가강좌 레포트로 넘어가죠. 점수는 43점이에요. 5월부터 방학 전까지, 매주 화요일 12시 30분 학생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1학기 강좌를 돌아볼까요? 꾸준히 강좌를 유지했던 점은 높이 살 만해요. 하지만 매번 참가자 수가 10명 내외였다는 점은 역시 홍보가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게 해요.

그래도 9월 5일부터 10월 2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12시부터 2시까지 대회의실에서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는 2학기 요가강좌는 희망이 보이는 편이에요. 고정 참가자를 받기도 하고, 출석 만점의 경우 선물을 주는 전략을 쓰고 있으니 말이에요. 강사에 대해서도 학우들은 “세심하고 친절해서 만족스럽다”는 평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개선하지 못한 점들도 있어요. 모든 학우들이 강좌시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어요. 강의시간인 정오부터 늦은 2시까지는 점심시간과 강의시간이 겹쳐서 더 많은 학우들의 참가를 이끌어 내기에 무리가 있다는 거죠. 사전에 학우들과 의사소통을 원활히 했다면 범하지 않았을 실수에요.

한소리(수의과대ㆍ수의학4)양은 “이른 6시~7시 또는 늦은 7시~8시 등 강의시간과 겹치지 않는 시간을 이용했다면 학우들이 더 많이 참가했을 것”이라고 했어요. 장소 문제도 더 고려해보지 그랬어요? 류은아(문과대ㆍ사학2)양은 “거울이 있는 장소였더라면 자세교정 측면에서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답니다.

반빛 학생, 이제 점수가 납득이 가시죠?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길 바랍니다. 기말고사 레포트, 아직 11개가 남았어요. 잊지 말고 제출하세요. 그것도 학우들을 기쁘게 할 수 있도록 정성껏 작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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