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추진력 좋은 평가 반면 의사소통 부재, 홍보 부족

▲ © 이지윤 기자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표출하고, 학우들이 필요로 하는 곳을 앞장서서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11월 <행복한 우리> 총학생회는 당선 후 “학우들이 행복할 수 있는 건국대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학기 학우들은 행복했을까?

<행복한 우리> 총학생회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413명 중 ‘잘 모르겠다’가 50%(209명), ‘어느 정도 이행했다’가 24%(97명), ‘이행하지 못했다’가 23%(95명)였다. 이처럼 총학생회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학우들의 평가는 반반이었다. 하지만 69%의 학우들이 총학생회의 공약 및 사업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데서 알 수 있듯이, 총학생회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책임이 가장 크다.

학우들은 의사소통 부재를 가장 많이 꼬집었다. 최은희(생환대ㆍ사회환경3)양은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하지만 총학생회와 대화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며 “총학생회는 학우들을 위한 곳이므로 의사소통을 통해 학우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의사소통을 위한 공약으로 IT총학생회를 내세우며 홈페이지 활성화와 학내 네트워크 구축을 말한 바 있다. 문과대 윤성필(사학3) 학생회장은 “IT총학생회는 매우 좋지만 학우들이 오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홍보 및 마케팅 부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실상 여론수렴을 위한활동은 4월 초 시행한 4,800장의 설문조사뿐이다.

또한 학우들은 사업진행 과정 및 성과에 대한 홍보 부족을 꼬집었다. 주남진(생환대ㆍ식량자원4)군은 “성과여부를 떠나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진행과정 및 결과에 대해 학우들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홍보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올해 등록금 투쟁도 그렇지만 항상 마무리가 어떻게 됐는지 명확하게 말해주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뭔가를 알아야 학우들도 호응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선거기간에만 열심히 홍보하다가 당선된 후에는 감감무소식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홍보부족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집행부 조직구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현재 총학생회 집행부는 단 4명으로 집행국장, 교육국장, 사무국장, 선전국장 뿐이다. 총학생회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의 수나 규모에 비춰봤을 때 턱없이 모자라는 인원이기 때문에, 홍보가 부실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학우들과의 소통 부족 문제까지 낳은 것이다.

한편 <행복한 우리> 총학생회는 1학기에 학내 여론을 불러일으킬만한 화두를 주도하거나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법과대 심한섭(법3) 학생회장은 “등록금 투쟁 이후에 학내에 쟁점을 던지고 여론화를 시킨 것이 전무했다”며 “대학 내 민주화를 주장하면서 일반 학우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너무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만 치중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4년 만에 한번뿐인 총장선출과 사립학교법개정에 따른 시행령 제정 등 중요한 사안들을 쟁점으로 부각시키지 못한 것이 큰 과오였다. 물론 총학생회는 이런 문제들을 중운위 안건으로 제시하긴 했으나, 매번 중운위가 무산되는 바람에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잇따른 중운위 무산으로 학생대표자들의 책임 문제와 총학생회의 포용력 문제가 제기됐다. 총학생회와 각 단위 대표자들이 서로 사업진행에 대해 ‘별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총학생회와 중운위원들이 중운위에서 논의를 전개하지 못하고 사업을 함께 이끌어나가지 못한 것이다. 경영대 김영달(경영4) 학생회장은 “총학생회가 일 처리를 주도하면서 다른 단위들과의 의사소통이 부족했고 또 수용하려는 자세도 부족했던 것 같다”며 “중운위에서 총학생회가 생각하는 목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의견을 귀 기울여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39대 <행복한 우리> 총학생회, 2학기에는 “학우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혼자서만 이끌어나가는 총학생회였다면 이제는 앞뒤좌우를 살피고 함께 해야 한다. 문과대 윤성필 학생회장은 “대중과 함께 하는 총학이라면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우들로부터 고립되고 외면 당하는 현실을 반성하고 대중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상에 한발자국 다가가면서도 현실을 볼 수 있는 발전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총학생회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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