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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없는 사회
김하나 문화부장 | 승인 2006.10.09 00:00

이 글은 ‘문화부장 김하나’라는 이름으로 들어가겠지만, 나는 오늘 ‘국어국문학과 3학년 김하나’로 이 글을 써보려 한다.

나는 문과대 국문과 학생이다. 1학년 때는 인문학부에 속해 있었고, 2학년이 되어 전공을 선택할 때 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국문과를 선택했다. 그렇다. 나는 돈 안 되고 취직 잘 안 되는 인문학을 배우는 학생이다. 대학이 취직을 위한 하나의 코스로 전락해 버린 요즘, ‘응용’이란 말이 들어가지 않은 학문을 배우는 나 같은 사람은 그야말로 백수 되기 딱이다. 그나마 공부라도 잘하면 교직과정을 이수하거나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선생님의 꿈을 키울 수도 있겠지만 이도저도 아니라면 정말 난감하다.

이것이 국문과 학생인 내가 느끼는 ‘인문학의 위기’다. 지난 9월 15일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이 ‘인문학 선언문’(일명 ‘9ㆍ15선언’)을 통해 인문학 위기를 선언했다. 이들은 “시대를 초월해 ‘학문 중의 학문’으로 불리던 문학ㆍ사학ㆍ철학이 무차별적 시장논리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이 팽배해지면서 존립근거와 토대를 위협받고 있다”는 말과 함께 정부와 대학당국의 관심과 재정적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이미 오래전부터 얘기돼 온 인문학 위기에 대해 아무런 대처 없이 방관했다는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인간사회현상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인문학은 그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며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고 대학 안에만 안주하려 했다. 그렇다고 대학 안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타 학문과 연계하려는 노력도 없었다. 강산이 변해도 강의노트는 절대 변하지 않았다. 내ㆍ외부적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인문학을 고리타분하게 여기고 돈벌이가 되는 실용학문으로 몰려갔다.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없는 학과가 계속 유지되기는 힘든 법. 이는 곧 인기 없는 학과의 폐지로 이어졌고, 우리대학의 독문과와 불문과도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의 신세한탄은 여기까지고, 앞으로 ‘이랬으면…’하는 희망사항은 모든 학문에서 기본의 중요성이 강조됐으면 하는 것이다. 오명 총장이 취임사에서 말했듯이 세계적인 명문대학 중에서 기초학문을 경시하는 곳은 하나도 없으며, 진정한 지성인이라면 기초소양교육이 중요하다. 덧셈 뺄셈도 모르고 미ㆍ적분을 할 수 없듯이 학문을 비롯한 모든 사회 기반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 인문학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또 시급한 문제이다. 위기를 극복해 더 높이 뛸 것이냐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 것이냐는 이제 우리하기에 달려 있다.

 

김하나 문화부장  flyon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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