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집행부에 바란다 02

대학의 첫 번째 사명은 신입생을 잘 가르쳐서 우수한 졸업생으로 만들어 사회로 배출하는 것이다. 대학의 존재이유가 바로 ‘고등’교육이며, 연구와 행정을 비롯한 다른 모든 부문은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신임집행부의 최우선 과제가 행정시스템 선진화라면,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 구축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동시에 가장 어려운 과제라서 정말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 부문은 계량화와 지표화에 의한 평가가 불가능한 측면도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와 행정과는 달리 성과급이나 포상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의 대표적인 교육시스템으로 강의평가, 이러닝, 영어강의를 꼽을 수 있다. 현행 강의평가가 장점이 없지는 않지만, 문제점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러닝과 영어강의 역시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점검과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 강의평가를 비롯한 기존 제도들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정비 작업이 선진 교육시스템 구축의 첫 발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국내외의 우수 사례를 수집하여 우리대학에 가장 적합한 교육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한 전문위원회 구성이 선결 과제이다. 교수학습지원센터를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강의 관련 지원과 평가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키우고, 학사관리팀과 교양학부를 재편하는 방안 역시 주요 연구 대상이다. 이밖에도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을 위해 필요한 일들은 말 그대로 무궁무진해서, 우리대학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교육에 비해 연구 부문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있으며,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려 선진 교육시스템 구축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뒤집어 말한다면, 일회성 또는 홍보 위주의 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소리다.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은 4년 정도에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임 집행부는 백년대계를 도모하는 겸허한 자세로 그 토대 구축에 진력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학생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대학인이 고민해야 할 영원한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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