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기자의 단상
찬바람과 함께 우리는 영화제라는 마법의 향에 취해 영화에 빠지게 된다. 이번에도 많은 영화팬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분명 부산국제영화제는 많은 관객과 다양한 색깔의 영화로 풍성한 국제적 행사이다. 또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영화제를 지탱하고 이끄는 영화관객들은 영화제와 발맞추어 성장하고 있을까?
우리 나라 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히 발전했다. 특히 상업영화의 발전은 수많은 관객들을 극장가로 이끌었다. 많은 관객은 영화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고 그로 인해 <집으로…>, <취화선> 등 뛰어난 작품들도 만들어졌다. 이렇게 우리 영화는 질적, 양적 발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 속에서도 ‘옥의 티’는 발견된다. ‘옥의 티’는 비록 작은 흠이지만 옥의 가치를 좌우한다. 우리도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옥의 티’를 발견해 고쳐 나가야 한다. 그럼 ‘옥의 티’ 무엇일까? 바로 우리의 영화 관람 문화이다.
우리의 관람문화 현실은 영화제에서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취재차 방문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발견한 장면은 큰 소리로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그 항의는 영화가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겠다는 당혹스러운 주장이었다. 이 밖에도 영화 상영 중에 친근한 대중음악들이 40화음으로 귀를 자극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한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극장에 와 작지 않은 소리로 잡담을 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감상하고자 하는 관객들을 불쾌하게 한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이러한 광경은 많이 목격됐다. 영화제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이 장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한국사람들은 월드컵 때처럼 영화도 응원하면서 본다고 생각할까? 우리는 너무나 영화를 일시적인 유흥거리로 생각해 관람 문화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영화가 오락적 기능이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예술적 기능도 크다. 이제 우리는 극장도 도서관과 같이 남을 배려하는 공공장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영화문화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