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대회 예결산 심의과정 부실… 차기 학생회 해결해야

등록금과 같이 내는 학생회비, 그런데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른다? 학생회비 사용 내역의 공개와 감사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아래 전학대회)에서 중앙자치기구 예결산안 승인 및 인준 과정이 미흡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총학생회 회칙에 명시된 것과 달리 절차가 지나치게 간소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 학기 초에 수합된 학생회비는 대상 인원과 사업규모에 따라 총학생회, 각 단과대, 중앙기구 및 특별기구로 배분된다. 단과대는 학생회비 사용 내역에 대해 자체적으로 대표자회의를 열어서 심의 및 인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그 외 중앙자치기구는 전학대회에서 인준을 받는데, 현재 전학대회는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전학대회에서는 각 자치기구가 작성한 예결산안을 회의 당일에 공개해서 대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이상이 없으면 그 자리에서 박수로 승인하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예결산안은 일주일 전에 전문위원이 심의하고 전학대회 토의에 부쳐야 하며, 전학대회에서 승인된 예산 및 결산 내역은 7일 이내에 7일 동안 공고해야 한다.

또한 회칙에는 감사에 대한 조항도 있다. ‘제17장 감사’에는 5인 이상의 감사 소위원회를 명시하고 활동 범위와 역할을 정했다. 그러나 현재 전학대회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학우들은 회칙에 따라 예결산안 심의 및 인준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허정회(경영대ㆍ경영3)군은 “현재 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 못한다”며 “사용내역을 전면적으로 공개해서 학우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대표자들은 전학대회 회칙에 근거해 절차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우진(문과대ㆍ영문4) 학생복지위원장은 “사전에 예결산안 논의 준비를 해서 예결산안을 전학대회 자료집에 담아 회의 전에 배부했어야 했다”며 “현 체계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재훈(스카우트ㆍ00) 동아리연합회장은 “중앙운영위원회 위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일반 학우들까지 감사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학생회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학대회 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는 현 상황에서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김선옥(경영대ㆍ경영3) 총여학생회장은 “이번 전학대회에서 회칙을 개정하려 했으나 결국 정족수 미달로 진행하지 못했다”며 “지나치게 절차와 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총학생회 손석호(정치대ㆍ부동산4) 집행국장은 “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학우 대중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사회는 장기적으로 상호 신뢰와 참여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학생회는 임기가 거의 끝나가기 때문에, 문제 해결은 내년 학생회의 몫으로 넘겨지게 되었다. 현재 드러난 문제점과 학생사회의 불신이 내년까지 지속되면 안 될 것이다. <건대>교지편집위원회 남희진(상경대ㆍ경제3) 사무국장은 “차기 총학생회 및 중앙자치기구는 학우들의 궁금증과 의혹을 풀어줄 수 있는 학생회비 집행 투명화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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