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학원에 입학한 지 한 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박사과정과 석사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한 데 어우러져 나름대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발표와 과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여분의 시간은 각자의 생활방식과 목표에 맞게 다른 시간을 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마다 다른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공부를 하고자 한다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어 언제라도 뜻이 통하는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다.

그러나 함께 고민하고 연구할만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변변한 세미나실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 학과 사무실이나 학교 안 벤치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는 딱한 신세다. 대학원 내에 있는 연구실은 그야말로 한정되어 있어 학기초에 신청을 받아 면접을 통과한 사람에 한해 사용허가를 내준다고 한다. 강의실 문제도 그렇다. 학부건물에는 강의실마다 에어컨 시설이 되어 있지만 대학원 강의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더위가 가시지 않았던 학기초에는 무더운 강의실에서 바깥의 소음을 감수하며 창문을 열어 놓고 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대학원생들이 내는 수업료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본교 학부를 졸업한 나로서는 대학원에 입학한 후 갑자기 찬밥 신세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학원생이 공부만 하면 됐지 무슨 여건을 따지느냐는 말은 무책임한 것이다. 수업만 듣고 집으로 발길을 옮기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본교 학부 졸업생이 타학교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되는데, 그들이 그러한 선택을 하는 데에는 본교 대학원에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한 몫 할 것이라 생각된다.

학교측에서 ‘大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하는 데 어떤 뚜렷한 조건이라도 있는 것일까? 사실 학부 단과대 수에도 못 미치는 대학원생들만을 위한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학원생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연구실적을 쌓아가고 학교 밖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을 때 학교의 인지도도 향상되는 것이 아닐까? 학부에 학과 학생회실이 존재하듯이 대학원에도 같은 전공자들끼리 모여 토론할 수 있는 공간 정도는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학원은 단순히 수업을 듣고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이 아니다. 학부과정에서 얻은 것을 토대로 보다 심도 있는 연구에 총력을 기울여 새로운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 것이다. 조혜진 (일반대학원·국문학 석사1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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