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신관이 내년에 민자기숙사로 편입된다. 40년이 넘는 긴 역사만큼이나 학우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크기만 하다.

신관 앞에서 만난 박민제(법과대ㆍ법1)군은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말했다. 박 군은 “내부 시설이 오래되기는 했지만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그동안 즐겁게 지냈다”며 “우리대학에서 기숙사라는 하나의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공동체. 취재원의 말을 듣고 문득 주위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귀에 익숙한 단어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친근한 느낌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별 생각 없이 대학을 다니면서 어느덧 기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단어가 된 것이다.

흔히들 대학공동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대학은 그 울타리 안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적과 이상을 실현하려는 공동체인 것이다. 그러나 그 공동체를 구성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취업난 속에서 점차 개인화, 다원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신관 폐관 결정은 더욱 아쉽게만 다가온다. 기자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선배와 친구들을 통해 기존 기숙사가 가지고 있던 대학공동체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치적인 생활이나 다양한 행사 준비 등을 통해 남에 대한 배려와 협력의 가치가 중시됨을 느꼈기 때문이다.

취재를 마치고 무심코 눈을 돌린 민자기숙사. 최신시설에 말끔한 외관이 어딘가 모르게 낯설어 보였다.

민자기숙사에서 사는 한 학우는 “민자기숙사는 공동체라기보다는 단순히 잘 먹고 잘 자는 숙소에 가깝다”고 말했다. 어쩌면 민자기숙사는 지금 이 시대의 대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기숙사일지도 모르겠다면서.

우리대학을 대표하는 민자기숙사. 아직은 메마른 토양이지만 최고의 시설만큼이나 건강한 공동체 문화가 꽃 펴서 학내로 확산되길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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