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된 학과로 충주캠퍼스를 재편해야, 충캠 교수와 학생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

우리대학은 서울과 충주, 두개의 캠퍼스가 있다. 하지만 현재 충주캠퍼스 학생들은 열악한 교육여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충주캠퍼스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은 없는지 찾아본다.          - 편집자 풀이 -

1974년부터 정부는 수도권인구 억제 정책으로 서울소재 대학의 학생정원을 사실상 동결했다. 이에 정부의 지원금 없이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사립대학들은 재정난을 타개하고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을 흡수, 지방대학 육성에 기여한다는 교육적인 명분으로 70년대 중반부터 제2캠퍼스 건설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리대학도 1980년 1월 5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충주대학(분교) 설립인가를 받고 현 충주캠퍼스(아래 충캠)를 건설했다.

2003년 1학기를 기준으로 충캠에는 5개 단과대, 10개 학부, 48개 학과에 7,036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학생수는 13,530명이 재학중인 서울캠퍼스(아래 서울캠)의 절반에 이르지만 교육여건은 서울캠에 비교해 너무 열악하다고 충캠 학생들은 주장한다. 현 서울캠도 만족할 만한 교육환경은 아니지만 충캠은 더욱 심한 공간부족·교육환경 부실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 만성적인 공간부족

유정연(디조대·실내디자인3)양은 “우리도 똑같은 등록금을 내는데 서울에만 너무 집중 투자를 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실습기자재가 많이 필요한데 수업시간에 자주 필요한 빔프로젝터도 단과대에 1대밖에 없어 쓰기가 쉽지 않다”고 불만을 표했다. 자연과학대(아래 자연대) 학생회장 김종림(응용화학4)군도 “공간이 부족한데 학생수를 더 받으려고 단과대에 맞지 않는 학과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충캠은 교수수와 학생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지난 99년 체육관을 완공한 후, 기숙사를 제외하고는 신축건물이 단 한 채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자연대에는 ‘생활체육’과 ‘골프지도’ 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학과가 포함돼 있다. 또한 자연대는 현 서울캠의 이과대학과 공과대를 합친 개념으로 재학생이 2123명에 달해 충캠 최대 단과대지만 건물은 여타 단과대와 비슷한 규모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강의실 부족은 물론이고, 교수연구실 부족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자연대 학생은 “연구실이 없어 실험실을 반으로 나눠 연구실로 사용하는 교수님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사회과학대(아래 사과대)도 교수연구실이 부족해 교수들이 인문대와 종강의동 등으로 흩어져 있다”며 “교수연구실은 정말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충캠 기획팀 예산담당 박찬일 선생은 “현재 교수연구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2005년 2월 완공될 예정인 공동연구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동은 지하 1층, 지상 6층의 규모로 자연계열의 연구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짓는 건물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건축허가 신청만 했을 뿐 신청승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유예영(자연대·원예3)양은 “대학에 공간부족을 이야기하면 항상 공동연구동이 완성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현재의 심각한 문제들이 건물 하나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유정연양은 “디조대 역시 강의실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체육관에 있는 강의실에 가서 수업을 들을 때도 많다”고 말했다. 체육관에서 행해지는 수업에 대해 충캠 본부는 “애초에 체육관을 지을 때 수업을 위한 강의실도 함께 지었다”고 설명했지만 유성월(자연대·컴퓨터과학4)군은 “체육관 강의실도 이용절차가 까다롭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열악한 교육환경

강의실 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 일부 강의실에는 10년전 초·중학교 교실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나무 의자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다른 몇몇 강의실도 소형 학원에서나 볼수 있는 낡은 의자와 책상을 배치하고 있다. 강의실 냉난방도 본부에서는 100% 설치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의 말은 다르다. 유정연양은 “냉방은 잘해주는 편이다”고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난방은 중앙난방으로 하는데 아침에만 잠깐 틀었다 오후에는 틀지 않아 손이 시려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교수 숫자 역시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래 <표>에서처럼 충캠의 전임교원 수는 276명, 교수 1인당 학생수는 25.4명으로 오히려 서울캠의 32.2명보다 월등히 적다. 하지만 의과대(교수1인당 학생수 6.1명)를 제외하면 오히려 43.7명으로 서울캠보다 11.5명이 많다. 그만큼 의과대에 크게 의존하고 강사의 비중이 높다는 말이다.

■ 충주캠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캠의 한 교수는 “현재 충주캠퍼스에 대한 지원도 미비하지만 충캠 스스로의 노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충캠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교수와 학생들이 전혀 의욕이 없다는 것”이라며 “강의 빨리 끝내고 서울로 올라오기에 급급한 교수들과 학생들한테 무엇을 바라겠냐”고 질책했다. 이어 “학생들도 학업에 대한 의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도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도 충캠 스스로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대학 전임교원 연구실적(2002. 12월기준)은 일인당 논문 4.61편이다. 서울캠 교수들의 연구업적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충캠 교수들은 더욱 부진한 연구실적을 보인다. 논문수가 인문과학대학 2.38편, 자연과학대학 3.65편, 사회과학대학 3.40편, 디자인조형대학 3.71편, 의과대학 4.27편으로 모든 대학 교수들의 평균 논문이 전체 우리대학 평균을 넘지 못한다.

충캠 천현진(사과대·신방3) 부총학생회장은 “교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특히 교양과목 교수들 중에는 심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충캠 총학생회(총학생회장 배근명)는 “강의평가 하위 5%의 교수명단을 공개할 것을 본부에 요구했지만 본부는 교수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 해결책은 없나

현재 충캠에는 국문학, 법학, 경제학, 경영학, 무역학 등 서울캠과 동일한 학과가 많이 개설돼 있다. 이·공대의 이전으로 서울캠퍼스와 차별이 없는 성균관대(수원)가 가장 모범적인 유형이라 할 수 있겠지만 우리대학은 캠퍼스가 가깝지 않고 충주에 있다는 단점이 있어 계열별 분교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조로 계속 운영된다면 충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라기는 어렵다. 홍원희(사과대·법학3)양은 “충캠에 서울캠과는 다른 특성화된 과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제는 특성화된 학과들로 충주를 살려야 한다.

WTO로 인한 교육개방시대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개방이 현실로 나타나면 많은 수의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른다. 교육은 돈이 되면 하고 돈이 안되면 하지 않는 이윤추구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종림군의 “서울캠 학생들이 충캠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는 아쉬움처럼 서울캠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충캠의 구성원들도 발전을 위한 자구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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