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마지막 학기를 맞이하는 필자는 흔한 ‘수험생’이다. 좁은 취업문, 합격문을 통과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4학년 중에 한명인 것이다. 물론 원해서 선택한 길이라 후회는 없지만, 그 문이 좁다는 것에 가끔은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러한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인가 보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이 졸업을 앞둔 대학생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는 지난 겨울방학부터 학원에서 강사일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초등학생부터 고3 아이들까지 여러 학년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단 한 가지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것이었다. 필자 역시도 사회인이 되기 위해 아둥바둥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이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사회인이 되기 위한 필수과정일뿐이다. 그러나 아직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이곳 저곳 학원과 과외를 옮겨 다니며 숨 돌릴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정말 안쓰럽기 그지없다.

“나도 저렇게 어린시절을 보냈나?”라고 돌이켜 보면, 절대 아니다. 공부를 하면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기도 하고, 방송사 편성표까지 외울 정도로 텔레비전를 본 적도 있다. 결코 공부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살아간 적은 없었던 어린시절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만난 아이들은 주말까지 과외가 있고, 학원수업이 끝나면 또 다른 학원으로 이동해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너무나 바쁜 아이들이다. 바야흐로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이제 어린 아이들까지 무한경쟁시대에 ‘무한도전’ 해야만 하는 노예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무한경쟁시대의 노예가 되어버린 아이의 표정에는 더 이상 웃음이 없다. 멍한 표정을 짓고 가방을 든 채 학원가를 철새같이 옮겨 다니는 아이, 식사 한끼 할 시간조차 없어 학교에도 안 가져가는 도시락을 싸온 아이, 많은 학업량에 계속 졸기만 하는 아이만이 있을 뿐이다.

과연, 언제쯤 이 무한경쟁시대의 막이 내려 우리 아이들을 웃게 만들 수 있을까? 아이들이 아이답게 클 수 있는 시대가 다시 오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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