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대표자는 책임의식, 대학본부는 포용적 자세 견지해야

지난 등록금협의회에서 등록금 6.9% 인상이 결정됐다. 대신 등록금협의회에서는 교육환경ㆍ학사개선연구위원회(아래 교학개위)를 여는 것으로 합의했다.

교학개위는 과연 무엇일까? 교학개위는 학생대표자들이 교육환경 및 학사의 개선을 위해  대학본부 부처 처장들과 직접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이다. 교학개위가 지닐 수 있는 장점은, 처장들이 행정업무의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행이 빠르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다(부)전공 문제나 학점교류와 같이 단과대 차원을 넘어서는 의견도 직접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 평소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단과대의 책임자인 학장이나 행정실장을 만나 개별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단과대들의 개별적인 요구안들은 별로 힘을 받지 못했다. 이번 교학개위는 단과대들의 요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로 보인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황은 2005년과 매우 비슷해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때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등록금 인상에 합의했고 교학개위를 여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당시 교학개위는 제대로 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왜냐하면 38대 총학생회가 제 때에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운위의 준비가 부족했었기 때문이다. 중운위는 초반부터 대학본부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고, 교학개위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후 교학개위가 몇 차례 열리긴 했지만 뚜렷한 개선사항은 나오지 않아 지지부진하다가 끝났고 말았다.

정용활(생환대ㆍ원예 05졸) 전 생환대 학생회장은 “당시 총학생회가 서지 않아서 학우들의 힘을 모으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며 “중운위의 준비과정도 많이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정용활 학생회장은 당시에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운위의 준비가 미흡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현 학생대표자들은 2년 전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학생사회는 구심점인 총학생회가 없다.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과대 장재원(영문3) 학생회장은 “우선 교학개위의 위상을 명확히 잡아야 한다”며 “단과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요구들과 전체적으로 모아서 할 수 있는 요구 등으로 구분하는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의과대 예상우(수의학2) 학생회장은 “예산서를 보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은 이미 한정돼 있다”며 “한정된 상황에서 최대한으로 얻어내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학개위는 학생대표자들과 대학본부 처장들이 만나는 중요한 자리이다. 학생 대표자들은 이 자리가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학본부 처장들도 성실하고 포용적인 자세로 학생 대표자들과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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