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시각으로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여성영화제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개최되었다. 이번에 9회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구호 아래 총 7개 섹션에서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터키를 비롯한 29개국의 참가 및 100개의 영화로 관객과 만났다. ‘여성, 소수자의 목소리로 말하다’라는 주제를 내세운 올해 영화제에서는 이주여성, 퀴어, 청소녀 등에 주목한 특별 섹션을 마련했다. 올해 영화제를 다녀간 관객은 총 4만여명, 점유율은 89%로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영화제임을 확인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헝가리 출신의 거장 마르타 메자로스 감독의 특별전이 있었다. 지난 50년 동안 60여 편이 넘는 영화를 연출한 메자로스는 여성 감독으로서는 유래가 없는 다작의 작가인 동시에 세계적인 대가이다. 또한,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그녀는 관객들에게 직접 동유럽 여성주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자신의 작품들을 어떻게 디자인했는가를 들려주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또한 개봉관에서 만나보기 힘든 다양한 세대의 여성 감독들의 극영화에서 다큐멘터리까지 풍성한 작품들이 전 섹션에 걸쳐 분포되었다. 국내외 여성감독들이 참가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총 36회 진행됐으며, 기혼여성 이민자들이 직접 참여한 '이주여성 여성영화 제작워크숍 특별상영' 역시 호평을 받았다.

네 명의 흑인 소녀들의 성공과 우정을 다룬 브라질 영화 <안토니아>로 개막한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는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에서 한국의 김영제 감독이 연출한 <알게 될 거야>에 최우수상을 수여하고 막을 내렸다. 김영제 감독은 관객상도 받아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터키 에말 체레비 감독이 연출한 <하우스키퍼>와 한국 김나영 감독의 <승아>는 각각 우수상을 차지했다.

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은 "예년보다 남성 관객과 외국인 관객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20~30대 관객의 참여 비중이 높았고 올해 마련된 '청소녀 특별전' 등 10대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늘어나 10대 관객이 증가한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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