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에 이어 2학기 전학대회도 무산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족수 부족이다. 다수의 과대표들 그리고 단대회장의 불참이 원인이다. 전학대회는 단순한 대표자 회의가 아니라, 학우들의 의견을 총학생회에 전해 학내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회의이다. 그러나 또다시 전학대회가 무산됨에 따라 1학기의 처리되지 않은 산적한 과제와 2학기 사업들은 물론이고 학우들의 의견은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또한 1학기에 인준을 받지 못한 ‘장애인인권위원회’는 기약 없는 전학대회를 기다리게 됐다.

이번 전학대회 무산은 단순한 회의 무산으로 볼 일이 아니다. 계속되는 회의 무산에 대해 총학생회는 충분히 반성하고 그 원인에 대해 깊이 사고해 보았는지 의심된다. 적은 인원으로 학생회를 한다고 스스로 변명하면서 원인 분석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전학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각 단대와 과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은, 그들이 학우들을 대표해 우리의 의견을 전학대회에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전학대회 불참은 단순한 회의 불참이 아니라, 그들을 대표자로 선출한 학우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판단된다.

이는 학우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학우들을 감시자로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학우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전학대회 무산은 당연하다. 우리는 학우들의 의견을 담아내고 대의원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 “대자보의 시대는 갔다”는 말이 증명하듯 대자보는 더 이상 우리들의 생각과 불만의 소리를 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없다. 그럼 우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직접 찾아가서 대의원들에게 전하는 것, 좋은 방법인 듯하다. 그러나 과연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학우들의 의견을 담아내기 위해서 총학생회와 대의원들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가. 이는 우리 학생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태가 변함에 따라 학우들의 결속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 상황을 한탄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만은 없다. 학우들의 의견을 담아내기 위해 총학생회와 대의원들은 고민해야 한다. 이는 주위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그들의 노력과 지속적인 고민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더 이상 전학대회 무산을 한탄할 시간은 없다.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길 시간도 없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라.

학외 문제로 학내 문제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의 발상이다. 이젠 장한벌에서 학우들의 생각을 들어볼 때다. 총학은 강의실을 시작으로 소모임과 동아리 등을 발로 찾아 다녀야 한다. 대의원들은 이념을 넘어 서로 힘을 모으고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된다. 그리고 학우들은 자신의 이야기와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를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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