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2학생회관이 논의되면서 동아리의 공간문제가 떠올랐다. 제2학생회관을 새로 짓는다 하더라도 새로 탄생하는 동아리들과 기존 동아리들이 모두 사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준을 받지 못해 자체적인 공간(아래 동방)이 없는 동아리들은 과방이나 빈 강의실을 이용해 가며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동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아리도 많다.

이렇게 어렵게 활동을 하고 있는 동아리들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지 않는 중앙 동아리를 비판할 수밖에 없다. “중앙동아리이면서 제대로 활동하지 않고 공간을 낭비하고 있다. 차라리 그 공간을 우리에게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모든 동아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소문처럼 K, P, C 동아리 등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동아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동아리들의 대부분이 친목위주의 술 모임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물론 동아리 침체는 여러 가지 요인에서 비롯됐다. 동아리 연합회(아래 동연)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병관(망치)군은 동아리 침체의 원인을 “문화에 대한 인식변화와 동아리에 대한 참여도 부족”에 두고 있다. 즉 “기존 동아리들은 신입생들의 흥미와는 거리가 먼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신입생들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남학생들의 병역 문제 또한 동아리 침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동연회장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것은 근거가 있는 분석으로 보인다. 인문사회분야의 전통적인 역사를 자랑하는 안민회는 현재 2학년 여학생 7명과 1학년들만이 동아리를 지키고 있다. 안민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범모(정치대·정치학부1)군은 안민회에 학생들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휴학하는 학생들이 많고 2학년 이상의 남학우들은 군대를 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동연회장은 “동아리 구성원이 수적으로 감소하면서 각 동아리가 가지고 있는 전통을 전수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구성원들의 참여가 부족하다 하더라도, 자체 활동이 미흡하기 때문에 동방 없이 떠도는 동아리들의 비판을 받는 것은 중앙 동아리의 몫이다. 중앙동아리는 적어도 안정적인 동방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회비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넘쳐나는 중앙·비중앙 동아리의 공간요구를 수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 동아리들의 ‘활발한 활동 전개’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이것은 이렇다 할 동방 없이 열악한 여건 속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이자, 비슷한 성격의 새로운 동아리가 따로 만들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될 것이다. 이에 관해 동연회장은 “동아리들이 각 동아리만의 성격을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끊임없이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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