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 1학기부터 미아동에 있는 노루목 배움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부를 가르쳐 준다. 선생님들은 모두 다 필자와 같은 대학생들이다.

자신의 일이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을 위해서 시간을 내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봉사 정신이 약했던 탓에, 중간에 너무 시간을 뺏기는 것 같아서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만류를 뿌리칠 수 없었고 다시 힘을 내게 되었다.

필자는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녀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배움터 아이들은 초, 중학생들인데 거의 다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것은 부모님들이 워낙 바쁘셔서 관리를 못하고 그냥 방치해두었기 때문이다. 본인은 무엇이든지 ‘자율’을 중시하므로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해도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이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들이 습관을 들여 주지 않은 잘못이 더 크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자율을 강조하는 것은 나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공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곳의 아이들은 입이 험하고, 행동이 폭력적인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는 착한 것 같은데 불시에 예기치 못한 행동들을 한다. 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 아이가 올바른 성격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몇 명의 아이들이 배움터 수업이 끝난 후 집에 가지 않고 계속 배움터에서 놀기에 상담 선생님께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상담 선생님은 아이들이 집보다 이곳을 더 좋아한다고 말씀하셨다. 집에서는 얻을 수 없는 사랑을 배움터에서는 선생님들로부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 이후 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막연히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노루목 배움터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사실 필자는 이런 것이 부족하다. 아직도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관심을 가지는 일이 어렵고 힘겹다. 하지만 그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상 많은 노력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것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고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마음속에 꿈을 가진다면 비록 지금은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그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선생님으로서 그들에게 도움과 사랑을 듬뿍 줄 준비가 되어 있고, 또한 아이들의 눈에 열정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많은 학우 여러분이 야학 관련 봉사 활동을 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과 다른 처지의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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