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양성평등? 여자도 군대 가라’, ‘그럼 남자도 출산해 봐라’… 인터넷 사이트에 양성평등이라는 소재를 다룬 기사가 올라올 때마다 그칠 줄 모르는 언쟁이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남성과 여성이 마치 영원한 평행궤도만을 달릴 것처럼 두 선의 교차점은, 합의점은 보이지 않는다.

지성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사회도 ‘넓은 익명의 전쟁터’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인다. ‘여성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여학우는 ‘여성배려를 위한 사상’, 남학우는 대부분 ‘여성우월주의’라고 대답해 매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여성주의’에 대해서 잘못 이해한 것이다. 조희원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 교수는 “여성주의란 양성평등을 목표로 여성들에게 불리했던 사회적인 구속에서 여성을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 간의 ‘우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것이야말로 참다운 여성주의라는 것이다.

이제 조금이라도 마음의 문을 열어보자. 여성이 사회 속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차별(성차별 및 성폭력)을 인정하고, ‘남성이란 이유로’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평가(군대 혹은 경제 능력으로 평가받는 성향)의 중압감을 이해해보자. 무엇이 힘든지, 얼마나 힘든지, 왜 그들이 힘들 수밖에 없는지 말이다.

그것도 힘들다면 다음 학기에 ‘여성학’ 선택교양 과목을 수강해 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작은 노력과 배려를 통해, 소모적이기만 했던 아집의 평행궤도를 벗어나 진정한 양성평등을 논할 수 있는 어떤 ‘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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