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시추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뻘뻘 나는 무더운 여름, 덕권이와 현제는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서는 참을 수가 없었다. 더위를 먹기 직전, 학교 근처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원래 가격의 반값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봤다. 마트로 잽싸게 달려가는 현제와 덕권이.

마트에는 온갖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쌓여 있고 두 친구는 종류별로 아이스크림을 골라 담았다. 한 사람당 15개씩, 30개의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시원한 음식에 목말라 있던 현제와 덕권이는 속도조절을 하지 못하고 급하게 아이크림을 먹었고, 결국에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 아이스크림을 다 먹지 못했다. 두 친구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을 뿐인데 왜 머리가 아팠을까?

우리는 흔히 여름철에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 같은 차가운 음식을 급하게 먹을 때 머리가 '띵'하고 아파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 증상은 고혈압성 두통의 일종이라고 한다. 흔히 '아이스크림 두통'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정확한 원인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진행 중인 연구 중에서 혈관과 관련이 있다는 이론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찬 음식이 입속 주변의 온도를 낮춰 뇌의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키고 수축된 혈관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통증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 두통은 위의 상황처럼 찬 음식을 급하게 먹을 때 나타나며 30초에서 1분 사이가 가장 아프다고 한다. 이 통증은 온도가 낮아 이미 혈관이 어느 정도 수축해 있을 때는 잘 나타나지 않고 따뜻한 곳에서만 나타난다. 찬 음식을 먹을 때 코, 눈, 귀가 아닌 머리가 아픈 이유는 급하게 찬 음식을 먹으면서 받은 자극이 신경을 지나 머리의 위쪽 또는 뒤쪽에 전달되어 아픔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통증은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필요까지는 없다. 이런 통증 없이 아이스크림을 즐겁게 먹으려면 입의 앞 쪽에서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녹여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덕권이와 현제처럼 날씨가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급하게 먹다가는 머리 통증뿐만 아니라 배탈이 나서 하루 내내 좁고 답답한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