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사회에 나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본격적인 노동자가 될 대학생들, 그들은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대부분의 학우들은 “정규직보다 한 단계 낮은, 실력이 모자란 노동자가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들의 생각이 정말 옳을까.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840만명(전체의 56.1%), 정규직은 656만명(전체의 43.9%)이며 비정규직 수는 2002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저렴한 인건비로 고용이 가능하다는 사용자 측의 논리와 맞물려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또 이로 인해 정규직보다 못한 처우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이 덫에서 대학생 역시 피해갈 수는 없다. 노무법인 ‘필’의 이재광 노무사는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해 취재하러 간 기자를 보며 “학생들도 졸업하면 비정규직이 될 텐데, 이런 현실을 더 이상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학생들을 걱정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신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이라는 단 꿈을 꾸는 학우들에겐 미안한 일이다. 이제는 그 꿈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자조적 의미의 ‘이태백’이라는 말이 있다. 이젠 비정규직 비율 증가로 인해 완전한 고용이 점점 감소해 ‘삼태백’으로 바뀐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알고도 그저 웃어넘기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비정규직노동자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홈에버 구월점에서 21개월 동안 계약직으로 근로를 하던 중 부당해고를 당한 이정기(여ㆍ47)씨도 “여기서 포기하면 자식들 대에서도 똑같이 당한다”며 비정규직 문제의 대물림을 걱정했다. 졸업을 앞둔 대부분의 대학생에게 다가올 ‘현실’인 것이다. 평소에 무관심했던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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