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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노동자는 서럽다
양태훈 기자 | 승인 2007.06.11 00:00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악용의 사례가 나타난다. 정규직화 기간인 2년을 앞두고 21개월차에 부당해고를 당한 김정수(48)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양태훈 기자

▲21개월차에 같이 부당해고를 당한 김혜란(왼쪽), 이정기(가운데), 김정수(오른쪽)씨. 모두 우리들 부모님 나이 또래이다 © 윤태웅 기자

 

 

‘반쪽 근로자’는 아직도 서럽다.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처우를 금지하는 법안인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아래 비정규직보호법)이 오는 7월 1일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실제 이 법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해주고 처우를 개선하는 법일까.

 

 


▲부당해고에 맞서기 위해 우리 어머니들이 비정규직법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 윤태웅 기자
비정규직보호법의 가장 큰 변화는, 계약직으로 2년 고용 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항목에 있다. 지금까지 노동계가 요구해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얼마 전 이랜드는 고용 기간이 2년에 육박하는 21개월 동안 근무한 비정규직 직원들을 법 시행을 앞두고 대부분 대량 해고했다. 보호법의 원활한 시행과 사측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회사에서 비정규직을 해고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진지하게 강연을 듣는 김혜란씨. 수심이 가득한 눈빛이다 © 윤태웅 기자

또 2년간 계약을 맺어 일을 하는 동안 비정규직노동자를 자유롭게 사용자측이 쓸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2년 이내에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다는 말과 같다. 사용자가 ‘정당하게’ 법적으로 하자 없이 언제든지 비정규직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장 청소 중인 청소원. 이들도 비정규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 윤태웅 기자

덧붙여 변칙적인 수개월 단위의 단기 계약과 인건비를 손쉽게 절감할 수 있는 외주용역 등은 법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비용 절감을 마다하고 노동자를 배려하는 업주는 더욱 찾기 힘들게 될 것이다. 이런 법의 부조리성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노동자를 위한 법인지, 사업자를 위한 법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노무법인 필 대표노무사 김재광 씨는 “심지어 정규직 채용을 업주가 거부하는 경우에는 민사상 책임만 있을 뿐, 형사적 처벌은 법안 명시되어 있지 않다”며 이번 법이 노동자를 위한 법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해고된 직장에서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양태훈 기자

 

 

 

 

 

 

 

 

 

▲노조원들의 리본 © 양태훈 기자
그런데도 보수언론과 기득권층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처럼 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지금까지는 사용자의 뜻에 따라 계속 일할 수도 있고 해고될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법에 의해 고용의 한계가 명확히 설정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법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이다.


▲힘든 과정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 윤태웅 기자

 

 

 

‘비정규직’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정규직 노동자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그들. 그들을 ‘보호’한다는 법은 오히려 그들의 권리와 설 곳을 없애고 있다. 그들의 ‘돌아올 곳’을 없애는 비정규직보호법. 과연 누구를 위한 법인가?

 

 

양태훈 기자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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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악용의 사례가 나타난다. 정규직화 기간인 2년을 앞두고 21개월차에 부당해고를 당한 김정수(48)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양태훈 기자

21개월차에 같이 부당해고를 당한 김혜란(왼쪽) ⓒ 윤태웅 기자

이정기(가운데) ⓒ 윤태웅 기자

김정수(오른쪽)씨. 모두 우리들 부모님 나이 또래이다 ⓒ 윤태웅 기자

부당해고에 맞서기 위해 우리 어머니들이 비정규직법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 윤태웅 기자

진지하게 강연을 듣는 김혜란씨. 수심이 가득한 눈빛이다 ⓒ 양태훈 기자

매장 청소 중인 청소원. 이들도 비정규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 양태훈 기자

해고된 직장에서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윤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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