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독자들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건대신문> 기자들은 학우들에게 가져서는 안 될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학우들은 정치에 관심 없어. 모두들 입만 열면 취업얘기 뿐이야’라는 일종의 엘리트주의적인 사고다.

하지만 이같은 속마음을 털어놓는 기자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대학신문사 기자로서 일한지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매번 신문을 제작할 때마다 장안벌을 돌아다니며 무작위로 만나는 학우들에게 “FT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번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세요?” 등의 질문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냉담하다. “잘 모르겠는데요, 관심 없어요.”

그러면 기자는 신문사로 돌아와서 여느 때처럼 비슷한 기사를 작성한다. 매번 소재는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학우들을 둘러싼 문제들은 학점과 취업이 전부가 아니다. 자신을 둘러 싼 사회문제를 결코 외면하지 말자.”

하지만 실업자, 미취업자의 수가 180만 명에 달하고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로 낙인찍히며 석사, 유학 출신의 취업준비자들 역시 취업경쟁에서 쓴 고배를 마시고 국내 대기업들의 인력채용 규모도 매년 줄어드는 암담한 현실에서 <건대신문>은 어쩌면 시대에 역행하는 얘기들만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언론의 기능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생산과정이 아닌 소비과정인데, 이토록 생산자와 소비자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니 <건대신문>이 갈수록 독자들에게 외면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방송된 시사저널 사태를 다룬 에서는 시사저널의 파업기자들을 지지하는 독자를 취재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한 것은 시사저널의 기자들이었지 제호가 아니었다”며 22명의 기자들에게 지지와 격려의 구호를 전달했다. 기자로서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이제는 <건대신문>도, 독자도 바뀌어야 한다. <건대신문>은 ‘우리는 학우들을 위한 신문을 만들고 있지만 학우들의 정치의식이 낮아서 문제다’라는 자만을 버리고 좀 더 학우들의 현실과 밀접한 문제들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독자들도 정치활동과 취업이라는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택하는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학내ㆍ외 소식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건대신문>에 열렬한 지지, 내지는 따끔한 충고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 때야 비로소 <건대신문>은 언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