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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건자를 도와주세요~
이현자 견습기자 | 승인 2007.07.16 00:00

고민이 많은 평범한 대학생 건자. 세대 차이 때문에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모님께 언제나 짜증만 내고, 학교 친구들과도 종종 말다툼도 하고, 학교공부도 어려워서 수업을 따라잡기 힘든 상태! 어휴, 과제는 또 왜 이리 많은지……. 스트레스 때문에 피로만 쌓입니다.

그런 건자는 지금 미술치료센터의 치료실에 앉아있습니다. ‘치료’센터라고 불리지만 병원이랑은 다릅니다. 오히려 한 예술가의 가정집이나 미술학원처럼 포근한 곳입니다. 치료센터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치료실의 벽면과 선반에는 다른 내담자들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과 오브제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미술교실 같은 치료실에 들어간 건자는 치료사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종이에 간단하게 이름, 나이, 가족관계, 현재의 고민을 쓴 뒤 치료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드디어 그림 그릴 시간! 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건자는 12가지 색의 파스텔로 하얀 도화지 한 장에 그리고 싶은 그림을 자유롭게 그렸습니다. 그런 뒤 나무 그림과 현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옆에서 치료사는 그림 그리는 건자의 모습을 보고, 사소한 몸짓조차도 종이에 메모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림을 다 그린 뒤, 그림 세장을 앞에 있는 창문에 나란히 붙여놓았습니다. “이 그림은 왜 이렇게 그렸나요?”, “어떤 기분으로 이 그림을 그렸나요?”, “왜 이 색을 사용했나요?”, “그 색은 건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나요?” 치료사는 따뜻한 말투로 건자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그림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뭐가 떠오르나요?” 치료사는 그림에 표현된 건자의 감정들을 건자가 스스로 깨닫고 끌어내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나무의 잎은 무성한데 기둥이 많이 약해보이네요.” 치료사도 건자의 그림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말해주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세 번째 그림에 대해 말하다가, “이 그림은요, 짜증을 표현한 그림이에요. 요즘 고민이 있는데……” 건자는 가슴속에 숨겨둔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치료사는 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었습니다. 힘든 현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민을 이해해주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건자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이라는 수단으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그동안 신경 쓰지 않은 자신의 내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건자는 생각보다 자신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자기의 문제를 인식하는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은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요.” 치료사가 건자에게 말했습니다.

미술치료가 인터넷에서 본 심리테스트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건자는 그동안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술치료는 ‘당신은 어떤 사람이다’라고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치료사와 함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이현자 견습기자  catrash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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