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선거(아래 대선)가 약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들은 분주하다. 한나라당은 경선을 끝낸 뒤 승자는 본격적인 대선을 준비하고, 통합신당ㆍ민주당ㆍ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정당들은 경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론에선 연일 ○○○후보의 행보에 대해 써내려 가느라 지면이 부족할 지경.

그러나 이 열기와는 다르게 대선에 관한 학내 분위기는 싸늘하다. 동아리부원 모집포스터와 취업학원 광고포스터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게시판 어느 한 구석에도 대학생의 대선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은 없다. 청심대에서 만난 익명의 한 학우는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지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며 “지금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하며 바쁜 걸음을 옮겼다. 기자가 취재한 많은 수의 학우들은 대체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학점과 취직이 대학생들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어버린 이 시대. 우리가 사는 이 나라에는 대학과 직장, 그리고 직장에서 벌어들일 돈만이 존재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대학생정치참여위원회의 최복기 학생기획단장은 “우리 대학생들은 선거권은 있되 정치의 주체는 되지 못한 상황이다”며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정책들도 나올 수 있다”고 학우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엔 진한 아쉬움이 담겨 있다.

오늘 기자에게는 ‘대선에 대학생들의 …’라는 제목으로 대선참여를 독려하는 메일이 왔다. 대학생들이 왜 대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역설하고 있는 메일. 아직은 학우들에게서 외면을 받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메일들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는, 학우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는 글이 되리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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