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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기관 맞습니까?[활수천]
이정호 편집장 | 승인 2007.10.08 00:00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출교조치를 받은 7명의 고려대 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낸 '출교처분무효확인소송'에서 출교징계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그동안 정몽구 회장이나 김승연 회장 사건과 같이 최근 사법기관이 보여준 모습은 법과 정의가 살아있는 모습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강자 또는 그러한 세력과 권력에 비위를 맞추는 듯한 모양새가 많았다. 날로 기업화ㆍ권력화되어 가고 있는 대학을 상대로, 상대적인 약자이자 교육을 받는 대학생에게 사법부가 이러한 판결을 내렸다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물론 아직 출교조치가 완전히 철회된 것이 아니고 고려대 대학본부의 항소 여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무효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이유를 들어보면 앞으로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재판부는 당시 사건의 피해자 격인 학생처장이 징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사실 그리고 징계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충분한 해명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던 절차적 문제, 또한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을 들어 출교징계 무효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해보고 싶은 것은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이다. 실제 당시 어떠한 일이 일어났고 그에 따른 절차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됐는가라는 부분은 사실관계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그러나 '교육기관'으로 대학을 언급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 당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언젠가부터 우리의 대학들은 '교육기관'이라는 이름표를 떼놓고 다른 얼굴을 하고 다니고 있다는 느낌이다. 기업이라는 이름의 친구들과 가까이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그들의 말을 적극 들어주려고 한다. 또한 학생들이 요구하는 실질적인 수업환경 개선이나 교육의 질 담보와 같은 내실 있는 '속옷'을 갈아입기 보다는, 대학 간 순위경쟁으로 대변되는 외적인 발전을 중시하는 '겉옷'과 '장신구'에만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아울러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규정짓는 민주주의의 의미와 그 중요성에 대해 가르치기는 하지만 실제로 학내에서 행동하는 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는다. 이번 고려대 사태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의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대학의 행태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봐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고려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은 '교육기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당시 사태에 대한 잘잘못은 명확하게 가리되, 보다 대승적인 자세에서 교육기관의 의미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이번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이정호 편집장  vitawief@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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