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학내 비판기능, 대자보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대자보는 군사독재 시절, 정권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유일한 언론수단이었으며 학생들의 학교당국에 대한 견제와 비판, 그밖에 학내 여론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학교 중앙게시판에는 간혹 학생회의 대자보만 붙을뿐, 광고의 홍수-자본주의의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이미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는 우리학교와 한양대학교, 세종대학교의 중앙게시판 관리실태를 비교했다.

▲10월18일 한양대 중앙게시판-광고지를 찾아볼 수 없다. © 장재훈 기자

▲9월25일 세종대 중앙게시판-학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한다. © 장재훈 기자

 

 

 

 

 

 

먼저 한양대학교는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총학생회와 동아리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자보가 중앙게시판 전면에 걸쳐 게시되어 있었다. 게시판에 상업용 광고부착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세종대학교의 중앙게시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 학교중 관리가 가장 잘 돼있다는 인상을 받기 충분했다.

▲9월25일 구정문 중앙게시판 © 장재훈 기자

그러나 위의 두 학교에 비해서 우리학교 중앙게시판의 상황은 심각하다. 학생회관 앞에 들어오는 입구 양쪽으로 나열된 게시판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구정문에 길게 늘어선 게시판은 항상 상업용 광고물로 도배가 돼있는 상태다. 덕지덕지 붙은 광고물들은 누가 봐도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중앙게시판인지 광고판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게시판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9월25일 문과대 게시판- 단과대학 게시판의 상황도 별반 다를게 없다. © 장재훈 기자
1차적인 책임은 게시판을 관리하는 총학이나 학복위에 있겠지만, 학생들의 무관심도 문제라 할 수 있다. 광고부착물을 붙이러 다니는 외부사람을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두 학교를 방문해 본 결과, 우리학교는 한양대와 세종대에 비해서 캠퍼스에 게시판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이 발달한 정보화 시대에 게시판과 같은 오프라인 문화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게시판은 대학의 얼굴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외부인들이 학교를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중앙게시판일 것이다.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떠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지 중앙게시판을 통해서 대강 짐작할 수 있다. 대학평가도 좋지만 우리학교가 진정한 명문대가 되려면 이러한 부분부터 바꿔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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