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가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났다. 여기저기서 선본의 공약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으며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되어 글을 올린다.

우선 후보들의 선거 공약 부분이다. 후보들의 공약은 이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일 년을 살아 갈 것인지 학우들에게 알려나가는 것이기에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런데 <위풍당당 선본>은 선거운동이 시작 된지 4일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공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은 단지 2개의 유인물을 통해 그들의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방식의 선거운동은 그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학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 학문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소중한 공간 아니던가. 그런데 이러한 공간에서 기성 정치권의 행태를 답습한 이미지를 이용한 유세는 대학사회의 순수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는 <건국드림 선본>도 마찬가지다. <건국드림 선본>은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그들의 공약을 밝히고 나온 점은 크게 점수를 줄만하다. 하지만 그들이 부착하고 있는 포스터를 보면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는 눈을 씻고 찾아 볼 수가 없다. 회장 후보의 유학 갔다 온 약력을 강요해서 세련된 이미지를 굳히려 하는 것 같아 보인다. 후보들의 약력이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할 것 인지는 어떠한 것도 증명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굳이 서술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다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와 선본 사이의 문제이다. 지난 추천 기간에 <건국드림>에서는 <위풍당당>에서 선거운동본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중선관위에 이의제기를 한 바 있다. 이는 아주 올바른 지적이라 생각한다. 아직 선거운동 기간이 아님에도 선거운동본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은, 사전 선거운동과 같은 절차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건국드림>의 지적은 아주 올바르고 합당한 지적이었지만 중선관위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투명한 선거에 스스로 먹칠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 <건국드림>에서는 ‘중선관위가 <위풍당당>과 같은 사람들이니까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이의제기를 했다고 한다. 물론 그런 상상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선관위는 각 단과대에서 사람을 선출해서 모인 곳이다. 어떻게 한 선본을 지지해주기 위해 각 단과대 사람들 모두가 합심해서 봐 줄 수 있겠는가. 중선관위에 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도 깨끗한 선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만일 선본원들과 관계가 있다면 개인적 친분도 끊고, 만약 문제가 있을 것 같으면 스스로 사퇴서를 작성하고 선관위직에서 물러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건국드림>에서 중선관위의 자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면 스스로 임하고 있는 총학생회 선거의 민주주의와 순수성을 훼손하는 행위이다.

끝으로 금전적인 문제이다. 총학생회 선거에 한번 임하려면 항간의 소문에 의하면 최소 5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어림잡아 보아도 그 정도 금액은 있어야 총학생회 선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총학생회 선거가 기성 정치를 본받아 돈 잔치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학생선거조차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것 자체가 학생 사회를 망조에 들게 하는 지름길이다. 지금 당장만 봐도 두 선본 자금동원력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한 선본은 페인트를 사서 직접 쓰는 반면, 다른 선본은 장당 수 만원 하는 현수막을 인쇄해서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보기 좋은 선전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여기저기 난무하는 대자보와 유인물이 아닌 학생회장과 부회장, 그들의 순수함과 진실성을 원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는 중선관위와 총학선본이 어떻게 선거비용을 마련했으며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각 선본과 중선관위에서 좋은 답안이 들려오길 바란다.

학생들이 직접 우리들의 대표를 선택하는 투표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아무쪼록 선거가 잡음 없이 무사히 진행되길 바라며, 내년 총학생회를 할 사람들은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08년 건국대학 학생 사회를 신선함으로 뒤흔들 훌륭한 학생회가 구성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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