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신문> 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소감

 우선 제 부족한 소설을 뽑아주신 건대신문사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에 응모를 한 소설 ‘그림자 공주’는 기존의 고전이 가지고 있던 근원적인 서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 창작 하여 작품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림자 공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래 동화 ‘콩쥐 팥쥐’를 바탕으로 다시금 서사를 구성한 작품이지만, 이 소설에서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권선징악적인 교훈을 담고 있던 원전과는 매우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제목에서처럼 주인공인 팥쥐의 어두운 측면과 그녀의 열등감을 그림자에 비유하여 팥쥐라는 소녀가 어떻게 성장해왔고, 왜 콩쥐와 틀어질 수 밖에 없었으며, 결국 그 갈등과 열등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한 소녀의 성장기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전에 감추어져 있던 아버지와 딸의 성적인 암시와 어린 소녀가 느끼는 열등감, 콩쥐라는 평면적인 인물의 복합적인 변형 등 어쩌면 조금은 자극적일지도 모를 소재들을 사용하여 서사를 이끌어 갔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어두운 소재들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궁극적으로 사랑에 대한 표현과 의사소통의 방법을 배우자는 어쩌면 너무도 흔할지도 모를 이야기였습니다.
  소설의 구성은 두 자매가 이야기를 나누며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전의 서사에서 바뀐 부분이 많아 소설의 초반과 후반에서는 콩쥐 팥쥐의 이야기와는 매우 다른 서사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렇게 제가 원전의 서사를 변형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하고 싶었던 이유는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도 다시 한 번 뜯어보면 우리가 전혀 몰랐던 새로운 인물 간의 관계와 성격을 재조명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권선징악 성향의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가 조금은 어둡고 복잡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서사가 변형되어 또 다른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끝으로 ‘내 이름은 팥쥐’라는 이름으로 초안을 냈을 때 시간성과 공간성의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해주신 신동흔 선생님과 고전과 창작 수업을 함께 했던 학우들께 감사드리고, 피곤한데도 냉정하게 글을 읽어주었던 황미현 학우와 항상 재밌게 글을 읽어준 조재형 학우, 당선 소식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었던 국문과 학생회 김형준, 김명수, 김상완 학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선민(문과대ㆍ 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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