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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학점거품 어디서부터 잘못됐나?제도적 장치 마련하고 취업난과의 악순환 고리 끊어야
이지은 기자 | 승인 2008.01.04 00:00

학점인플레가 심화되는 원인을 현행 학사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대학은 A, B학점을 수강생 정원의 80%까지 줄 수 있다. 서울 시내 타 대학과 비교해 보면, 서울교대의 경우 A학점은 30%, B학점은 20~40%까지 줄 수 있으며 A, B학점을 주는 비율이 70%를 초과할 수 없다. 세종대의 경우는 A, B학점이 전체의 55%를 초과할 수 없다. 연세대의 경우는 A, B학점을 주는 최대 비율이 35%다. A, B 배정 비율만으로 학점인플레를 논할 수는 없지만, 우리대학 학우가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학점을 받게 될 가능성이 다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kkulife 자유게시판에 한 학우는 “예전에는 고 학점 배정비율이 더 낮았다”라며 “A, B, C 비율을 30:30:40으로 조정하는 편이 적절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대학의 취득학점포기제도 역시 학점인플레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우리대학에서 재수강제도를 대신해 실시하고 있는 취득학점포기제도는, 우리대학 서울배움터 학우라면 일정한 성적기준 없이 매 학기마다 취득학점을 포기하고 원하는 수업을 수강해 학점을 보충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B학점 이상의 고 학점을 받고도 더 나은 성적을 위해 학점을 포기하고 재수강을 선택한다. 현재 서울 시내 대학에서 이러한 제도를 가진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C학점 이상은 취득학점을 포기하고 재수강을 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서울교대도 D학점 이하부터 재수강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대학은 재수강 자격에 제한이 없는 편이다. 이것은 서울배움터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우리대학 충주배움터는 졸업 전 마지막 학기에만 이미 수료한 학점에서 최대 6학점을 포기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을 뿐이다.

또한 취득학점포기제도가 재수강제도와 달리 자기가 포기한 과목이 아니더라도 다른 과목으로 학점을 대체할 수 있어 학점인플레 현상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 우리대학 학사관리팀 이우광 팀장은 “다음 학기에 재수강해야 할 과목이 사라지거나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발생해 재수강을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그 해결책으로 취득학점포기제도가 생겼다”며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이 제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팀장도 현행 학사제도가 학점인플레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다음 학기부터 A, B학점 최대 비율을 70%로 줄이고 절대평가도 현재 20명 미만에서 10명 미만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학사제도도 문제지만 학점인플레가 심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취업난에 있다. 이우광 팀장은 “요즘 기업들이 학점을 보고 사원을 선별하지 않는 추세라고 해도 1차 서류전형에 학점을 기재하는 이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접적인 평가 권한이 있는 교수들도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실력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학점을 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학점은 인플레를 야기하여 대학교육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이것은 또 다른 취업난을 부른다. 그리고 이 취업난이 다시 학점인플레를 심화시킬 것은 자명하다. 학점인플레와 취업난. 이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지은 기자  leejie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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