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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피는 마음으로[활수천]
이덕권 편집장 | 승인 2008.03.04 00:00

최근 장관내정자 3명이 윤리성 문제로 사퇴했다. 기자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1일 이 시간까지, 여성부, 통일부, 환경부의 장관내정자 3명이 사퇴를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부실 내각에 대해서 한소리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은 이를 바라보는 언론에 대해서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내정자 청문회에 관한 모 일간지의 칼럼이 이슈화되고 있다. 칼럼은 청문회를 보며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능력이 없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방암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기념’으로 남편이 오피스텔을 사줬고, ‘자연을 사랑해서’ 농지를 구입했다고 정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무릇 언론이란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고, 국가나 사회의 길잡이를 담당하는 역할이다. 사회의 감시자로서 국가와 국민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견제하고 이끄는 것이 언론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말이다.

유력 일간지가 공직자들에게 너무 정직해서 문제라고 지적하고, 거짓말을 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네티즌들과 다른 언론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예전 ‘PD수첩’이 황우석 사태에 대한 취재·보도로 진실을 규명하고 사회비리를 고발 한 사례는 유명하다. ‘PD수첩’의 최승호PD는 당시를 회상하며 "혼자서 황우석 사태의 진실을 밝힌 것도 아닐 뿐더러 언론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겸손해 했다. 이처럼 겸손해 하기에는 당시 상황은 쉽지 않았다. 사회는 줄기세포 추출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고 황우석 씨는 국가적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그러한 시기에 ‘PD수첩’은 ‘기술연구에 쓰인 수많은 난자들을 조달한 방법’에 대해 윤리성 문제와 ‘논문조작’에 대한 의혹을 과감하게 제기했다. ‘PD수첩’은 엄청난 사회적 비난과 프로그램 존폐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이가 언론을 횃불에 비유한 적이 있다. 여론의 앞에 서서 길을 안내하고 이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늘 <건대신문>은 창간 53주년을 맞으며 1200호를 발행한다. 역사적인 이 순간 <건대신문>의 편집장으로, 대학언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한 때 우리나라 대학언론은 사회비판을 주도하며 민주화 달성에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대학언론이 드문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언론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편집장으로 첫 번째 신문을 내며 <건대신문>이라는 횃불에 다시 불을 지필 것을 약속드린다.

이덕권 편집장  leedk0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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