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야~ 귤 먹으렴~” 어머니께서 유나를 부르시며 귤 한 바구니를 건네주셨다. 금방 양치질을 한 유나는 귤을 먹을지 말지 고민했다. 반들거리는 귤껍질을 보자 귤을 먹고 싶은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귤 한 조각을 ‘살짝’ 입안에 넣고 말았다. “아우~~ 셔!!” 유나가 귤 한 조각을 입에 물자 귤 속에 있던 즙이 입안에 퍼지면서 쓰고 신 맛이 혀를 찌릿찌릿하게 했다. 왜 양치질을 하고 나서 귤을 먹으면 쓴맛이 느껴질까?

쓴맛이 나는 이유가 혹시 이를 닦을 때 쓰는 치약의 성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호기심이 생긴 유나는 치약의 성분을 조사해봤다. 치약은 알칼리성의 비누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성분은 사과나 귤과 같이 산(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는 음식과 반응을 하면 신맛 또는 쓴맛을 낸다. 게다가 양치질을 하고 나면 평상시보다 혀가 민감해져 이러한 맛을 더욱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우리의 혀는 미세한 털(미뢰)이 많이 나 있다. 미뢰는 맛을 느끼는 기능을 하는데 평소에는 약간의 이물질이나 침 성분이 미뢰의 표면을 싸고 있다. 그러나 양치질을 하면서 치약성분 중 하나인 연마제(물체의 겉면을 윤이 나도록 닦는 데 쓰인다)가 입안을 강하게 세척하며 미뢰의 표면을 싸고 있던 이물질이나 침 성분을 씻어 낸다. 혀는 잠시 동안 아주 민감한 상태에 놓이게 되고, 입 안에는 치약 성분인 연마제, 계면 활성제 및 향료 등이 남아있어 미뢰를 계속 자극하며 산 성분과 반응하여 신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양치질을 하고 나서 음식을 먹게 되면 음식이 제 맛을 내지 못하고 입안이 텁텁해진다. 음식 특유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양치질을 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음식을 먹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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