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특별한 일이 아니예요”

대나무의 어린모습, 대의 땅속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인 죽순을 아는가. 죽순은 4~5월 즈음에 솟아난다 하는데, 이는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대학에는 죽순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맑은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올해 창립 34주년을 맞는 우리대학 봉사동아리 죽순회가 바로 그들.

▲ © 한영훈 기자

지난 25일, 해가 어스름 고개를 숙일 때, 어린이 대공원역 3번 출구에 위치한 한 호프집은 무언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유난히 활기차다. 호프집 문을 열자 앞치마를 둘러맨 학생들이 “어서오세요. 죽순회 일일주점입니다”라며 반갑게 기자를 맞는다. 죽순회는 오는 12월에 ‘아홉 번째 결손가정 어린이돕기 겨울캠프’를 개최하는데, 이번 일일주점은 캠프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밖에 어버이날 전 카네이션판매와 대동제 때 ‘죽순주점’을 열어 캠프를 준비한다고 한다.

일일주점 준비에 바쁘게 움직이는 죽순인들. 행사 준비로 주방에서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는 신유진(생환대·산림환경2)양에게 캠프에 대해 물어보자 “캠프 첫날에는 말도 안하던 아이들이 마지막 날에는 아쉬워 울먹울먹해요”라며 “지금도 꼬마친구들이 보고 싶네요”라며 작년 캠프를 회상한다. 그녀는 “매년 겨울 2박 3일 동안 열리는 캠프는 죽순인들이 결손가정 어린이들에게 공부도 가르쳐주고 레크레이션 시간도 갖는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돼요. 전 요새 겨울만 기다려요”라고 기대감을 밝힌다.

또한 죽순회는 격주마다 서울시 고덕동에 있는 ‘우성재활원’을 방문해 재활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일년에 두 번 서울 성동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체험·시각장애 체험 등 장애를 직접 느껴본다고 한다. 신양은 “장애인들은 일반인과 다를게 없는데 사람들은 그들을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며 “이런 편견들을 ‘나’부터 고친다면 봉사는 생활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묵묵히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던 진가람(공대·전기공학2)군은 “봉사란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됨을 느낄 때 자기만족을 느끼는 것입니다”라고 멋쩍게 웃는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이 있다고 하는데… “점점 봉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에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지요”라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서서히 죽순회 일일주점에 손님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황윤미(문과대·중문2)양은 “돈 많이 벌어서 좋은 곳에 사용하겠습니다”라며 웃음 짓는다. 비록 잘 보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자라는 죽순. 이들이 흘리는 맑은 땀방울 하나하나가 훗날 죽순을 크고 곧은 대나무로 자라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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