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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줬다 vs 못받았다, 치열한 논쟁등록금 환원을 두고 대립하는 대학과 학우
윤영선 기자 | 승인 2008.03.04 00:00

“등록금이 올라도 학생들에게 돌아오는 건 절대 없다고 생각해요.” 도서관 앞에서 만난 익명의 한 남학우(공과대ㆍ기계공학4)에게 등록금인상에 대한 생각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반면 올해 등록금 협의회 위원이었던 안병진 기획조정처장은 “우리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약 75%고, 등록금 환원율은 100%가 넘는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학우들이 피부로 느끼지는 못해도 납부한 등록금 이상의 혜택이 학우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학내상황은 과연 누구의 말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을까? 여기 등록금이 학우들에게 제대로 환원되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만한 몇 가지의 사례가 있다.


갈 곳을 잃어버린 교학개위 단위요구안

지난해의 등록금 인상률은 6.9%였다. 제40대 <동행> 총학생회에서는 등록금인상을 받아들이는 대신 교육환경ㆍ학사개선연구위원회(아래 교학개위) 구성을 요구해 학우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데 집중했다. 수차례에 걸쳐 대학본부 부처 처장들을 만나 총학생회의 요구안, 각 단과대가 제출한 단위요구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그러나 교학개위는 초반에는 순조롭게 진행됐던 반면, 나중에는 연이어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등록금인상과 맞바꾼 교학개위였지만, 대학본부의 논의거부와 학생대표자들의 뒷심부족으로 성사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작년 교학개위 학생대표자였던 이우람(정치대ㆍ정외4) 전 부총학생회장은 “논의자리를 계속 만들어달라고 대학본부에 요구했지만 처장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번번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 2학기 중앙운영위원회도 잘 성사되지 않아 학우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데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한편, 안병진 기획조정처장은 “당시 대학본부의 인사에 많은 변화가 있어 교학개위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교학개위를 통해서 성신의 인증제, 등록금 분할납부 차수 증가 등 일부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논의를 위해 준비 중이던 나머지 사안들은 결국 미해결로 남았고 언제 다시 논의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대학이 자랑하는 ‘탄탄한 재정’은 어디로?

학우들은 등록금인상과 관련, 우리대학의 ‘탄탄한 재정’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학우들이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수익사업으로 법인이 벌어들인 돈이 당장 학우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데 쓰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건대병원, 의생명연구동, 예문대 등의 건물 신축과 교원  확충 같은 기본 인프라 구축에 법인의 돈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법인에서는 학우들이 직접적으로 바라는 경상비(시설개선이나 학생복지) 항목에 전입금 비중을 높일 계획은 없는 것일까? 답변은 ‘대학본부의 몫’이라는 것. 이윤상 법인 예산계장은 “대학본부의 요청을 기준으로 법인전입금을 책정했으며 재원이 한정돼 있으니 주로 BK21, 누리사업, 국제화사업과 같은 정책적 부분에 법인의 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학생복지적 측면의 문제는 대학본부의 소관사항”이라고 정리했다. 안병진 기획조정처장은 “학생들이 혜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대학본부가 학생들의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학생대표자들이 등록금 투쟁보다는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방법을 찾아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근호(공과대ㆍ산업공4) 전 공과대 학생회장은 “대학본부에서는 그동안 다른 곳에 이미 예산이 분배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 예로 작년 낙후사진전을 들었다. 작년 낙후사진전에는 공대의 열악한 수업환경이 사진으로 전시됐다. 이를 본 오명 총장이 대학본부에 개선을 지시했지만 진행 중간에 갑자기 중단돼버린 것이다. 전근호 전 공과대 학생회장은 “개인적으로 나서서 대학본부에 계속 항의하니까 그때서야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더라”면서 “예산분배는 단지 대학본부의 변명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똑같은 등록금 인상률이지만 손해 보는 기분

똑같은 등록금 인상률을 적용받고도 일부 단과대에만 지원이 몰리는 문제는 문과대, 수의과대, 공과대, 사범대 등의 학우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 지난 1999년도 우리대학 계열별 등록금과 올해 책정된 등록금을 비교해봤을 때 지난 9년 사이 인문사회계열 약 146만원, 공학계열 약 206만원, 수의계열 약 225만원이 인상됐다. 똑같은 등록금 인상률을 적용받아 최소 약 146만원 이상의 등록금이 올랐지만 그동안 대학본부의 지원은 예문대, 동생명대, 생환대와 같은 일부 단과대에만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kkulife에서 ‘옥탄절만세’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학우는 “공과대 실험실을 자주 이용하는데 따뜻한 물에 녹물이 섞여 나와 얼음보다 차가운 물로 실험기구를 닦아야 한다”고 공과대의 낙후된 수업환경을 비판했다. ‘서든어택’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학우는 “문과대도 마찬가지”라며 “인원수가 적은 학과를 배제하고 나면 대학 강의실을 쓰는 건지 고등학교 강의실을 쓰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수의과대 역시 등록금 인상으로 인한 혜택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예상우(수의학3) 전 수의과대 학생회장은 “우리 같은 소수학과, 소수 단과대가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큰 단과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자좌석열람제를 예로 들었다. 또한 “교학개위가 중단되면서 소수 학과, 소수 단과대의 요구사항도 꾸준히 밀어붙이지 못하고 새 총학생회가 들어섬과 동시에 끊겨버린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원이 미비한 단과대들이 계속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은 학문을 가르치는 공간인 만큼 좀 더 많은 학우들이 쉽게 교육받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공공성’을 갖춰야 한다. 장재원(문과대ㆍ영문4) 비상대책위원장은 “학내구성원이 피해를 보는 학교발전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우람 전 부총학생회장도 “학교발전의 본질은 학생들이 공부를 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보여주기 식이 아닌 계획성 있는 등록금투쟁을 해야 한다”며 학우들의 꾸준한 참여를 독려했다.

윤영선 기자  godancho@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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