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의 한계 극복해야

지난해 12월 27일, 대학본부와 학생대표자들의 1차 회의로 시작된 등록금 협의회(아래 등협)는 올해 1월 24일의 7차 회의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8.7%라는 높은 수준의 등록금 인상률(아래 인상률)은 학생사회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대표 측 등협위원은 장재원(문과대ㆍ영문4) 학생복지위원장(아래 학복위)을 비롯해 경영대 김형중(경영4) 학생회장, 법과대 김민석(법4) 학생회장, 수의과대 황지혜(수의학2) 학생회장, 예문대 양태원(산디3) 학생회장, 공과대 김정래(기계2) 부학생회장, 류규현(정통대ㆍ컴공3) 동아리연합회 회장 등 총 7인이었다. 대학본부 측 등협위원은 신중린 부총장, 안병진 기획조정처장, 강희정 학생복지처장, 이병우 기획예산팀장, 심경보 기획예산과장 등 5인이었다. 1차 회의에서는 상견례가 있었고, 본격적인 논의 자리에서 학생대표자들은 대학본부에 가예산안을 요구했다.

▲비상전학대회 당시의 등협위원들 © 양태훈 기자

2, 3차 회의를 거치며 등협 참여자들은 본격적인 인상률을 논의했다. 2차 회의에서는 가예산안과 함께 14.2%의 첫 인상률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인상률의 근거가 되는 가예산안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학생대표자들은 새로운 자료를 요구했다. 이어진 3차 회의에서 대학본부는 좀 더 구체화된 자료를 내놓고 12.25%의 인상률을 제시했다. 대학본부는 2차 회의의 가예산안은 변수가 많다고 판단하고, 수정된 가예산안에서 이를 보완하여 처음 보다 약 2% 낮아진 인상률을 주장한 것이다.

4, 5차 회의를 거쳐 6차 회의에서 대학본부는 10.2%의 ‘확정된’ 인상률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학본부가 제시한 인상률이 모든 등협위원들의 논의를 거치지 않아 학생대표들의 반발을 샀다. 학생대표자들은 “함께 참여하는 등협인데 너무 대학본부 위주로만 돌아간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1월 24일 7차 회의에서 대학본부는 갑작스럽게 “충주배움터에서 합의된 인상률 8.7%를 서울배움터에도 적용할 의향”이라고 밝혔다. 장재원 학생 등협위원 대표는 이에 대해 “인상률이 낮아진 것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대학본부는 등협을 너무나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대학본부 측 등협위원인 안병진 기획조정처장은 “등협은 대표자들이 함께 협의를 통해 등록금 인상률을 정하는 자리”라며 “하지만 학생대표자들은 등록금 동결만을 주장하며 협의 자체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학생대표들의 지적에 대해 답했다. 또한 “인상률은 충주배움터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되어 있다”며 “그쪽에서 그렇게 정했기 때문에 우리도 8.7%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인상률을 확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 강민욱 씨는 “등협에서 대학본부는 비민주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대학본부가 원하면 협상이 결렬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등협 자리가 법제화되어야만 이러한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학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가 총학생회(아래 총학) 체제보다 등협에서의 영향력이 작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kkulife 자유게시판의 ‘나양이’라는 닉네임의 학우는 “총학이 없으니 인상률에 대해 제대로 항의조차 못 한다”고 아쉬워했다. 정치대 임윤철(부동산3) 학생회장도 “총학이 없으니 실질적인 구심점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장재원 비대위원장 역시 “11월 당선 후부터 등협을 위해 준비를 해나갔을 총학에 비해, 급하게 꾸린 비대위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학우들을 위해서라도 총학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해 11월에 실시된 제 41대 총학생회 선거는 학우들의 표심을 잡지 못해, 투표율 50%를 넘지 못한 49.79%를 기록해 무산된 바 있다.

논란 속에 마침표를 찍은 등협 이후, 비대위에서는 등록금 투쟁(아래 등투)을 시작했다. 학내 곳곳에는 등록금 동결에 대한 염원을 담은 리본 달기ㆍ돌탑 쌓기, 예비대학에서 새내기들의 의견 수렴하기 등의 행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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