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건대 신문에 게재되었던 총학생회장의 글을 읽고 몇 가지 비판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 글은 현재 학생회에 대한 비판의 글이 될 수도 있으니 귀담아 두시기 바란다. 글의 내용을 보면 현 회장이 동총련 의장 대행을 하기 때문에 학내 문제에 소흘히 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1년 동안 동총련에서 우리 학교 대표로서 어떤 활동을 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를 학생들에게 밝혀야 함이 당연한 일 아닌가? 또한, 강의실이나 술자리에서 학우들을 얼마나 자주 보느냐가 학생회의 활동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이상한 상황인식이다.

총학생회장은 대내외에 ‘건국대학교’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우리의 대표자이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분이 “최병렬을 비롯한...”이라는 발언을 공신력 있는 학내신문에 게재했다는 것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아무리 인정할 수 없는 세력일지라도 야당대표라든가 한나라당 대표라고 했어야 옳지 않은가. 그것이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회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본다. 또한, 보수의 가치를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극우를 보수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총학생회장은 현재 대학사회의 고민에 대해서 외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대단히 죄송한 말이지만 요즘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이다. 반미투쟁도 아니고 주한미군 철수도 아니다. 대학생으로서 조국의 통일과 앞날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이것이 현재 한국 대학생들이 처해 있는 딜레마이다. 파병문제와 미국에 대해서 총학생회의 투쟁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학생들의 취업문제에도 관심을 갖기 바란다. 학내 대기업 채용설명회에 학생들이 구름처럼 모여드는 것은 이를 잘 반증해준다.

필자가 학생회장이나 총학생회에 한 가지 더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학생회의 투명성을 높여 달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총학생회의 구체적인 활동상황과 성과를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회의 재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것이다.

필자가 유심히 지켜보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학교를 3년 동안 다니면서 학생회가 학생회비의 총수입과 지출 내역을 발표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학생들에 대한 총학생회의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안 낸다고 해서 학생회의 모든 활동을 지지하는 것은 아님을 인식했으면 한다. 총학생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묻혀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마 남지 않은 임기까지 총학생회장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장재훈(문과대·영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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