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청심대(학우기고)
'뛰는 몸' 위에 '나는 머리' 있다
김혜지 기자 | 승인 2008.03.31 00:00

지혜와 현자는 따분한 날을 이겨내고자 게임을 하기로 했다. 게임은 가위바위보 이긴 사람이 진 사람 간지럼 태우기! 10초 동안 간지럼을 참아내야 한다. “가위바위보!” 지혜가 먼저 간지럼을 태우게 됐다. “아아아~” 아직 근처도 가지 않았건만 현자는 몸을 움츠린다. “싫어, 싫어~” “이건 게임이라고!” 결국 현자는 어쩔 수 없이 간지럼을 당하며 포복절도하고 말았다. 그 순간, 현자는 ‘어? 내가 내 몸을 간질이면 하나도 안 간지러웠는데…’라며 의문이 들었다. 왜 자기가 자신을 간질이면 간지럽지 않을까?

누구든지 스스로 자신의 몸을 간질이면 간지럼을 타지 않는다. 간지럼은 피부 표면 아래에 있는 미세한 신경 말단이 흥분해 타게 되는 현상으로 정신적인 요소도 간지럼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원리에서 간지럼을 탈 때, 처음에는 기분이 즐겁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즐거움이 불안감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간지럼에는 간지럼이 일으키는 즐거움과 그 뒤의 불안감이 뒤섞여 있다. 그렇지만 내가 직접 내 몸을 간질이는 경우에는 어느 순간에 자극을 멈출지 미리 뇌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이 나를 간질이는 경우와 달리 불안감이나 위협을 느끼지 않아 간지럼을 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간질일 때 간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는 잠을 잘 때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 상태에서 가능하다. 남이 간질이는 것과 똑같이 간지러움을 느낀다. 렘수면 상태에서 깬 후 몇 분 동안은 꿈과 실제를 혼동하여, 간질이는 사람이 자신인지 남인지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이 간지럼을 태우면 불안감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반사 신경이 작동되고 이것이 몸을 사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반면, 스스로 내 몸을 간질일 때 우리의 뇌는 우리가 어디를 간질일지, 언제 간지럼을 멈출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몸에서 머리가 위에 자리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머리는 몸보다 한 수 위다.

김혜지 기자  khjhotsun@naver.com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혜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19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