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지역사회에 존재하고 있고, 지역사회의 사회·생활방식·규범·가치 등 모든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지역사회에 관심을 두고, 지역주민들 삶의 편의를 위해 일정부분 기여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대학(캠퍼스·도서관 개방)의 지역사회에 대한 개방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자.                                                                            - 편집자 풀이 -

우리대학은 타 대학에 비해 넓고 아름다운 캠퍼스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일감호는 우리대학 뿐만 아니라 광진구의 자랑으로 많은 주민들이 찾아 여가시간을 즐기고 있다. 실제로 캠퍼스 곳곳에서 산책이나 조깅을 하고 있는 주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가족 단위로 소풍을 오거나 동호회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오는 경우를 심심찮게 발견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대학을 찾는 주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문구가 우리대학 정문 알림판에 게시되어 있으니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외부인의 출입을 이른 8시부터 늦은 6시까지 통제 한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대학 캠퍼스 개방 문제는 예전부터 대학가에 종종 떠오르는 화두로서 교수와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저해할 위험이 있으니 개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과 지역사회를 위한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우리대학 총무과 관계자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조깅하러 오는 주민이나 환자복을 입은 건대병원 환자의 경우, 교수들의 연구 활동과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어 통제문구를 게시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요즘 부쩍 늘어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때문에 왜 이들을 통제하지 않느냐는 항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외부인 출입의 부분 통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캠퍼스 내에서 산책하고 있던 한 주민은 “학교로 들어올 때 외부인 출입 통제 문구를 보면 거부감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 정성천(74)씨는 “산책하는 주민들이 학교 안에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술 마시고 주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면학분위기 저해라는 이유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복지위원회 전용근(경영대·경영정보4) 위원장은 “외부인들로 인해 범죄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면학분위기를 저해할 여지도 있다”고 밝히면서 “외부인의 부분 통제는 어쩔 수 없지만 대학은 공공재산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적으로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캠퍼스 개방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우리대학과 달리 성공회대의 경우를 보면 지역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주민들이 캠퍼스 공간을 공공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담장을 허무는 공사를 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캠퍼스를 개방하고 있다. 성공회대는 당장은 학생들이 불편하겠지만, 공공시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성공회대 처럼 캠퍼스를 전면 개방 하면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고 면학분위기 저해, 사고 위험성 등의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녹지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이 캠퍼스를 개방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휴식·여가 생활에 기여할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학이 지역사회 내에 위치하고 있고 대학과 지역사회가 서로 영향을 많이 끼치는 만큼, 대학이 주도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삶 개선에 힘씀으로써 지역공동체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폐쇄적인 공간의 대학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서의 대학은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통제보다는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좀더 적극적으로 캠퍼스를 개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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