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대 총학생회와 제20대 총여학생회가 우여곡절 끝에 당선됐다.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이후 그동안 학생사회의 구심점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의 건설은 늦은 감이 아쉽지만 분명 축하할 일이다.

신임 학생대표자의 당선을 반기지만 그렇다고 큰 기대를 걸면서까지 이번 당선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신임 학생대표자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신들이 어떠한 공약을 내걸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분명 고민을 많이 해서 공약을 만들고 선거운동도 나름 열심히 했겠지만 본인을 비롯한 주변의 친구들과 선후배들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공약과 선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한 채 투표에 참가했거나 아예 투표조차 하지 않았다. 나중에 대자보와 학내 언론을 접하며 갓 50%를 넘겨 당선이 됐다는 이야기만을 들었을 뿐이다.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한 이번 선거는 많은 학우들에게 큰 의미가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학우들의 낮은 투표율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이제 막 시동을 거는 학생대표자들에게는 분명히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하는 큰 장애물이다. 지금까지 학생사회를 불안정하게 하고 위협했던 최대의 적은 외부가 아닌 학생사회 스스로의 무관심이었기 때문이다. 남은 임기 7~8개월 동안 학생대표자들이 학우들의 관심과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올해도 ‘그냥 그저 그랬던’ 학생대표자로 학우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학생대표자들에게 하고픈 말은 본인을 포함한 많은 학우들에게 존재하는 무관심의 ‘無’자를 떼어 달라는 것이다. ‘無’자를 떼는 것은 학생대표자들이 어떻게 앞으로의 일 년을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학생대표자들이 제시한 공약을 반드시 실천해서 그 결과를 학우들과 함께 누리는 모습, 올해 등록금 인상의 정당성 여부를 밝히고 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학우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 대학본부가 주도하는 대학발전이 아닌 학생들의 입장과 고민이 반영된 진정한 대학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해서 나아가는 모습, 학우들의 의견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면서 여론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 등이 학우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본다.

2008년을 살아가는 건국대학교 학우들은 믿음을 주고 변화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학생대표자를 원하고 있다. 현재의 학생사회를 변화시키고 학우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주체는 바로 학생대표자들이다. 현 상황과 학생대표자들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그래도 학생대표자들에 대한 지지의 입장을 숨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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